해학과 유머로 무거움 덜어내고… 삶의 세계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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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마을회관으로 향하고 있다.
이때 절뚝거리며 회관으로 오던 다른 할머니가 달려와 그의 엉덩이를 받쳐 들고, 허리를 받치고 오던 금례 할머니마저 아이 안 듯 그를 일으켜 세운다.
중견 시인 김해자(사진)가 시골마을 노인들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그린 '광덕 부르스'를 비롯해 56편을 시를 엮은 여섯 번째 시집 '니들의 시간'(창비)을 들고 돌아왔다.
그럼에도 해학과 유머가 시집 곳곳에 출몰, 과도한 무거움으로 침전하는 것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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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지긋한 할머니가 마을회관으로 향하고 있다. 그의 손에는 방금 찐 감자가 들려 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그는 엉금엉금 겨우 계단을 오르려 한다. 이때 절뚝거리며 회관으로 오던 다른 할머니가 달려와 그의 엉덩이를 받쳐 들고, 허리를 받치고 오던 금례 할머니마저 아이 안 듯 그를 일으켜 세운다. 순간 블루스를 추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어느 초가을 저녁 무렵, 마을 회의를 앞둔 어느 시골 마을에서 할머니들의 정겨운 모습에서 시가 내려온다.
1961년 신안에서 태어나 목포에서 자란 김 시인은 1998년 ‘내일을 여는 작가’의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 ‘축제’, ‘무화과는 없다’, ‘집에 가자’, ‘해자네 점집’ 등을 펴냈다. 만해문학상, 백석문학상, 전태일문학상, 이육사시문학상, 구상문학상 등을 받았다.
김용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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