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 물들인 유력 정치인 피습 수난 언제까지…
2006년 박근혜 피습, '대전은요' 한마디로 선거판세 뒤집기도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산 흉기 피습 사건이 발생, 유력 정치인들의 수난이 또 다시 재연됐다.
유력 정치인이나 대선 주자들의 수난사는 역대 선거 또는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이어졌다. 계란 테러부터 흉기 피습까지, 괴한들의 표적이 됐다.
계란 세례나 물 폭탄부터 주먹 폭행, 흉기나 둔기를 사용한 '테러' 수준의 습격뿐만 아니라, 공권력에 의한 납치, 목숨을 노린 테러 등 다양한 형태의 피습 사건이 현대사에 남겨져 있다.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좌파 정치인을 노린 '백색 테러', 반대로 우파 정치인을'적색 테러'로 구분한다.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가장 유사한 사례는 4대 지방선거를 앞둔 2006년 5월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커터칼 피습' 사건이다.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를 하다가 50대 지 모씨가 휘두른 커터칼에 피습, 우측 뺨에 11㎝의 자창을 입었다.
이후 서울 세브란스 병원 입원 중 '대전은요?'라는 말과 퇴원 후 곧바로 대전 지원 유세에 나서 한나라당에게 불리하던 판세가 뒤집혔다. 당시 열린우리당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의 우세가 예측됐으나, 박성효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으로 결말이 났다. 또 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의 유례없는 참패로 이어졌다.
가장 최근에는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발생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피습이다.
서울 신촌에서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지원 유세 중 유튜버 표 모씨가 내리친 둔기에 머리를 가격당한 것. 송 전 대표는 응급수술 후 '붕태 투혼' 유세를 이어갔지만, 민주당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역대 대통령들도 고초를 겪었다.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은 야당 정치인 시절인 1969년 6월 상도동 자택 인근에서 괴한 3명에게 질산 테러를 당했다. 당시 신민당 원내총무로서 박정희 대통령의 3선 개헌 반대 투쟁을 주도했다.
유신 반대 운동을 펼치던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73년 8월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중앙정보부 요원들에 의해 납치됐다. 동해상으로 끌려가 5일 만에 풀려났다. 이 사건은 2007년 국정원 과거사진실규명 과정에서 당시 중앙정보부장의 지시로 자행된 사실이 밝혀졌다.
故 노태우 전 대통령은 13대 대통령 선거 민주정의당 후보였던 1987년 11월 광주역 광장에서 돌에 맞았다. 시민들이 던지는 나무, 막대기, 돌 등을 피해가며 연설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인 2002년 11월 '우리쌀 지키기 전국 농민대회'에서 연설 도중 청중 사이에서 날아온 달걀에 아래턱을 맞았다. 노 전 대통령은 현장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은 달걀 하나씩 맞아야 한다. 달걀을 맞아서 일이 잘 풀린다면 어디에 가서든 맞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후보이던 2007년 12월 경기도 의정부에서 유세 차량에 오르던 중 승려 복장을 한 중년 남성이 "BBK 사건의 전모를 밝히라"고 외치며 던진 계란에 허리 부근을 맞았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 역시 같은 해 11월 대구 서문시장에서 안경과 이마에 계란 파편을 맞았다.
이밖에 2018년 5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본관 앞 단식농성 중 30대 남성으로부터 주먹으로 턱을 가격 당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열흘 뒤 제주도 제2공한 건설 문제 토론회 중 주민으로부터 얼굴과 팔을 폭행당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찐팬'으로 유명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2015년 3월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조찬 행사에서 김기종 우리마당통일문화연구소 대표에게 과도로 피습, 부상을 입었다.
이웃 일본에서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22년 7월 괴한의 총격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치권은 2일 발생한 이재명 대표에 대한 테러를 계기로 주요 정치인의 신변 보호 강화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이 대표의 피습이 올 4월 10일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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