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태영건설 자구노력 진정성 의문…SBS 지분 내놓나
【 앵커멘트 】 지난 주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하겠다고 밝힌 태영건설이 첫 행보부터 금융당국의 의심을 사고 있습니다. 협력사가 태영건설의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맡기고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451억 원을 상환하지 않은 건데요. 채권단 동의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SBS 지분 매각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태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협력사 피해를 막기 위해 만기가 도래한 1천 485억 원 규모의 상거래채권을 상환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권대영 /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지난달 28일) - "특히 상거래 채권에 대한 문의가 많은데 워크아웃을 갔기 때문에 상거래 채권은 결제를 할 것으로 저희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협력업체가 대출한 451억 원 규모의 외상매출채권은 상환하지 않았습니다.
이 채권은 워크아웃 유예가 가능한 '금융채권'에 해당해 선제적으로 갚을 필요가 없다는 게 태영의 주장입니다.
▶ 인터뷰 : 태영건설 관계자 - "협력사가 자금이 좀 필요하거나 급하게 필요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거든요. 할인을 받게 되면 금융채권으로 변경이 돼요."
하지만, 태영이 이 채권을 갚지 않으면 자칫 협력사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태영그룹이 공시한 것과 달리 워크아웃 신청일에 받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모두를 태영건설에 대여하지 않은 겁니다.
▶ 인터뷰 : 금융위원회 관계자 - "공시된 사항마저 지키지 않았을 때 채권단 협의회에서의 결과가 그렇게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어요."
태영 자구 노력이 시작부터 의심을 받으면서, 내일(3일) 있을 채권단 설명회에도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올해 1분기에만 4천 300억 원의 채권 만기가 돌아오는데, SBS 지분 매각도 검토해야 한다는 게 금융권의 시선입니다.
하지만, 태영그룹은 절대 SBS 지분 매각은 없다는 입장이고, 최소 3천억 원이라 알려진 대주주의 사재출연 규모도 확인된 바 없다며 부인하고 있습니다.
최대한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는 채권단에 맞서 최소한의 희생만 하겠다는 태영의 힘겨루기가 시장의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태형입니다. [ flash@mbn.co.kr ]
영상편집 : 김혜영 그래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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