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反윤·탈보수로 기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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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사진) 전 당대표의 향후 신당 행보가 반윤(反윤석열)·탈(脫)보수로 기우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더불어민주당 주축인 '586 운동권' 청산론을 편 것에 이 전 대표는 이틀째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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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사진) 전 당대표의 향후 신당 행보가 반윤(反윤석열)·탈(脫)보수로 기우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더불어민주당 주축인 '586 운동권' 청산론을 편 것에 이 전 대표는 이틀째 제동을 걸었다. 그는 2일 SBS라디오에서 "586 기득권 청산이란 걸 하려면 586보다 나은 사람들이 해야 소구력이 생긴다"며 "그런데 '586이 정말 싫어, 그래서 검사들이 해'라는 게 지금 (여론이) 아니잖냐"고 주장했다.
앞서 1일 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정부는 출범한 이후 일관되게 이권 카르텔, 정부 보조금 부정 사용, 특정 산업의 독과점 폐해 등 부정과 불법을 혁파해 왔다"며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고 밝혔다. 좌파 운동권과 일부 시민단체, 문재인 정권 탈원전에 따른 태양광 사업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서울역에서 연 '개혁신당'(가칭) 신년하례회에서 "그 '패거리 카르텔 몰이'가 우리 사회의 많은 소시민의 꿈과 희망, 천직을 앗아갔다"며 "돼지 눈으로 세상을 보면 돼지만 보일 것이다. 권력만을 노리는 패거리 카르텔이 자신들이 뜻하는 대로 안 되면 상대를 패거리 카르텔로 지목하고 괴롭힌다"고 맹비난했다.
이 전 대표는 당대표 재임 시절 카운터파트이자 586 출신 송영길(지난달 18일 구속) 전 민주당 대표와 누차 양자 토론 방송을 진행하는 등 거리를 좁힌 적이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9일 송 전 대표의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해 책 5권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석열 퇴진당'을 차리겠다는 송 전 대표로부터 러브콜을 받자 연대설에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성남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에도 '유연한' 태도를 보여왔다. 그는 지난해 9월27일 YTN라디오에서 "백현동·성남FC·대장동까지 지자체장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행정행위 범위에서 얼마나 벗어났나"라고 했고, 11월15일 BBS라디오에선 "대장동이 대한민국 이슈 중심에 3년 동안 서 있는 게 건설적이냐"고 지적했다.
여당 평가절하 공세도 계속됐다. 이 전 대표는 전날 "'국민의힘 빼기 김종인 빼기 이준석'을 하면 아마 자유한국당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른바 '도로 한국당' 프레임을 소환했지만, 현재의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갈등 극복 이전과는 거리가 멀단 지적이 나온다. 한 비대위원장에 대해선 "누군가의 하수인" 우려를 들었다.
이달 중순 창당을 예고한 신당이 직접 보수를 표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개혁신당이란 당명은 나쁘지 않단 얘기를 하루 이틀 사이 되게 많이 들었다"며 "개혁신당이라 한 이유는, 개혁보수신당 때와 너무 똑같이 바른정당을 연상시킬까봐 그랬다"고 말했다. "'진짜 보수'경쟁은 무의미해졌다"고도 했다.
인적 스펙트럼도 넓히고 있다. '안철수계'로 불렸던 문병호 전 의원이 전날 개혁신당 신년하례회에 모습을 드러냈다. 천하람 공동창당준비위원장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직을 내려놓고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서울 영등포갑 당협을 맡았던 그는 민주당계 시절 재선했던 인천 부평갑 재도전을 염두에 뒀다고 한다.
민주당 탈당이 임박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재차 열어놨다. 이날 CBS라디오에서 이 전 총리는 "양당 정치의 최악의 폐해를 끝내잔 뜻에 동의한다면 누구와도 협력해야 한다는 원칙"이라고 밝혔다. 친이준석 성향 일부 평론가는 "4자 구도는 양자 구도의 연장"이라며 제3세력 규합을 지지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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