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참사 경각심은 잠시 뿐이었나…여전히 열려 있는 아파트 방화문
【 앵커멘트 】 지난해 성탄절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 화재 당시 생후 7개월 된 딸을 살리고 숨진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져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었죠. 유독한 연기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방화문이 열려져 있어 피해가 컸는데, 일주일 만에 같은 단지를 방문해봤지만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심동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화마가 집어삼킨 아파트에서 유독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아파트에서 대피하던 주민 한 명이 이 연기를 마셔 숨지는 등 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방화문이 열려 있어 순식간에 유독 가스가 확산한 게 문제로 지목됐습니다.
MBN 취재진이 일주일 만에 불이 난 아파트 옆 동에 다시 가봤습니다.
23개 층 가운데 5개 층의 방화문이 열려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아파트 주민 - "(방화)문을 열고 나와서 엘리베이터를 사용해야 되니까 매번 열고 하니까 마치 현관문이 하나 더 있는 것같이 (불편해서)…(문 닫아 두면) 이웃끼리 막고 사는 느낌이 나니까."
▶ 스탠딩 : 심동욱 / 기자 - "방화문을 꼭 닫아달라는 안내문이 무색하게 문은 열린 그대로입니다. 자전거도 치워지지 않아 비상시 발에 걸릴 위험이 있습니다."
▶ 인터뷰 :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 "열어 놓은 세대들은 닫아 놔도 항상 또 열어 놓으세요. 불편하신 건 저희도 알고 있는데…시스템적으로 완전히 바뀌지 않는 이상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지난 2022년 3월 화재로 1명이 숨진 서울 동대문구의 아파트에도 가봤습니다.
25개 층 전부 방화문이 열려있었습니다.
전문가는 인력 부족으로 현실성이 떨어지는 단속보다 시설 보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인터뷰 : 이영주 /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 "편리함을 추구하면서도 기능적으로 하려면 시설적인 보강이 필요한 부분인데 이런 쪽에 기꺼이 돈을 낼 수 있느냐…."
아파트 방화문 관리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자,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다음 달 말까지 불시 안전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심동욱입니다. [shim.dongwook@mbn.co.kr]
영상취재 : 김태형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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