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태영건설 자구안에 우려…내일 첫 채권자 설명회

[앵커]

부동산 PF 위기로 기업구조개선,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벌써부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던 만기 채권을 일부 상환하지 않은 데다, 그룹 차원의 유동성 지원도 공시한 것보다 적은 액수로 집행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손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정부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을 공식화하며 밝힌 전제 조건은 충분한 자구 노력이었습니다.

[김주현/금융위원장/지난달 28일 : "채권단이 어쨌든 납득이 돼야 하니까 태영 측에서 잘 설명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태영그룹은 대주주 일가의 사재 출연과 함께 계열사 매각 자금 등으로 건설사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런데 태영 측은 지난달 29일 만기가 돌아온 상거래채권 1,485억 원 가운데 451억 원을 상환하지 않았습니다.

451억 원은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형태입니다.

태영건설 협력업체들이 태영에서 받아야 할 돈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태영이 갚아야 합니다.

태영은 워크아웃 절차를 밟게 됐으니 금융채권은 효력이 중단됐고, 이 채권은 금융채권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태영그룹이 계열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 유동성 확보에 사용하겠다고 공시까지 하고도 1,133억 원 중 400억 원만 지원한 것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태영건설 측은 향후 필요에 따라 7백억 원을 추가로 차입할 예정이라고 공시했습니다.

아껴놓았다는 설명인 셈인데,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부족한 약속조차 안 지켜지는 상황"이라며 "워크아웃의 대전제가 깨졌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새해 첫날 열린 금융수장들의 회의에선 채권단이 워크아웃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까지 심도 있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여부는 오는 11일 판가름 납니다.

이에 앞서 내일 열리는 채권자 대상 설명회에서 태영 측이 얼마나 강도 높은 자구 계획을 내놓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KBS 뉴스 손서영입니다.

영상편집:한찬의/그래픽:김지훈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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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서영 기자 (belles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