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방패연
방패연
손동연
가슴 한복판이
뻥! 뚫린
방패연.
높이
높이
하늘 높이
박차고 올랐습니다.
방패를
버리고서야
하늘을 품었습니다.
울긋불긋… 파란 하늘 위 장관
겨울은 연 날리는 계절이다. 필자가 사는 수원 창룡문에 가면 연을 날리는 아이들과, 함께 나온 어른들로 때 아닌 풍경을 이룬다. 여러 모양의 울긋불긋한 연들이 하늘을 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이들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연은 단연 방패연이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방패연. 방패연은 방패를 닮은 연이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연이다. 방패연의 특징은 연 가운데 구멍이 뻥 뚫려 있는 것. 이것을 방구멍이라고 하는데 방구멍은 바람이 약할 때는 연 표면에 부딪치는 공기가 상승 에너지를 발생시켜 연을 떠오르게 하고, 바람이 강할 때는 바람을 내보냄으로써 연줄을 끊어지지 않게 한다. 우리 조상님들의 놀라운 지혜를 여기서도 엿볼 수 있다. 이 동시조는 초·중·종장으로 형식과 맛을 완벽하게 갖춘 빼어난 작품이다. 특히 종장의 ‘방패를/버리고서야/하늘을 품었습니다.’는 의미의 반전을 꾀하면서 작품의 진수를 보여준다. 즉 하늘 높이 떠오른 방패연이 방패를 버림으로써 하늘을 품는다는 것. 이는 방패연을 통해서 우리 스스로에게 삶의 교훈을 주고 있다. 나를 버림으로써 더 큰 나를 얻는다는 것! 새해를 맞은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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