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방패연

경기일보 2024. 1. 2. 19: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패연

                         손동연

가슴 한복판이

뻥! 뚫린

방패연.

높이

높이

하늘 높이

박차고 올랐습니다.

방패를

버리고서야

하늘을 품었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울긋불긋… 파란 하늘 위 장관

겨울은 연 날리는 계절이다. 필자가 사는 수원 창룡문에 가면 연을 날리는 아이들과, 함께 나온 어른들로 때 아닌 풍경을 이룬다. 여러 모양의 울긋불긋한 연들이 하늘을 나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이들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숫자를 차지하는 연은 단연 방패연이다.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방패연. 방패연은 방패를 닮은 연이라고 해서 이름 붙여진 연이다. 방패연의 특징은 연 가운데 구멍이 뻥 뚫려 있는 것. 이것을 방구멍이라고 하는데 방구멍은 바람이 약할 때는 연 표면에 부딪치는 공기가 상승 에너지를 발생시켜 연을 떠오르게 하고, 바람이 강할 때는 바람을 내보냄으로써 연줄을 끊어지지 않게 한다. 우리 조상님들의 놀라운 지혜를 여기서도 엿볼 수 있다. 이 동시조는 초·중·종장으로 형식과 맛을 완벽하게 갖춘 빼어난 작품이다. 특히 종장의 ‘방패를/버리고서야/하늘을 품었습니다.’는 의미의 반전을 꾀하면서 작품의 진수를 보여준다. 즉 하늘 높이 떠오른 방패연이 방패를 버림으로써 하늘을 품는다는 것. 이는 방패연을 통해서 우리 스스로에게 삶의 교훈을 주고 있다. 나를 버림으로써 더 큰 나를 얻는다는 것! 새해를 맞은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