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첫 수출 ‘규슈올레’ 10년…현지서도 호평
[KBS 제주] [앵커]
세계로부터 주목받는 제주올레를 조명하는 신년기획 순서입니다.
10여 년 전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일본 규슈에 첫 일본 올레길이 생겼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제주올레 가치를 바다 건너 전한 첫 수출 사례인데요.
자연과 사람을 이어 지역을 살리는 길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도에서 동쪽으로 300여km 떨어진 일본 규슈 사가현 다케오시.
기차역 앞 광장에서 빨강 모자를 쓴 사람들이 몸풀기에 한창입니다.
'크리스마스' 주제에 맞춰 각양각색 옷차림으로 길을 나섭니다.
[요시다 마이코/일본 사가현 사가시 : "아들한테 얘기해주니 함께 오고 싶어 하기에 "그럼 같이 갈까?" 해서 데려왔어요. 마을 안을 걷는다던가, 산길도 그렇게 걷기 어렵진 않아서 즐거운 올레 코스라고 생각해요."]
초록빛 싱그러움이 가득한 대나무 숲길 속에서 '죽림욕'을 즐기고, 마을 사찰에서 내어준 차 한 잔에 몸과 마음의 피로도 풀립니다.
올레길도 식후경, 지역 명물로 만든 도시락을 먹으며 배도 든든히 채웁니다.
바다 건너 일본 규슈에 올레길이 퍼진 건 12년 전, 동일본대지진으로 관광객이 급감했던 규슈는 당시 한국에 불던 '걷기 열풍'에 주목했습니다.
2012년, 일본에서 가장 먼저 도입한 다케오시를 시작으로 한때 규슈에만 20개 넘는 올레길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18개 코스가 운영 중입니다.
계절마다 코스별로 열리는 작은 음악회 등 아기자기한 올레 행사에 국내외 도보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올레길 주변 상권도 반색하고 있습니다.
[야마시타 마사코/소라구이 포장마차 업주 : "이점이라 하면 아무렴, 관광객이 많이 오시는 덕분에 이곳 상인들도 성업 중입니다."]
규슈올레를 걸은 사람은 2022년까지 11년 동안 56만 8천여 명.
한국인 관광객을 맞이하려 내기 시작한 길이었지만, 2016년부터는 일본인 방문자 수가 더 많아졌습니다.
[코마츠 타다시/일본 규슈 사가현 다케오시장 : "전국에서 다케오를 찾는 분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숙박객뿐만 아니라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 쇼핑하는 사람도 늘어서, 큰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10여 년 전, 전국에 '걷기 열풍'을 불러온 제주올레, 일본에서도 자연과 사람을 잇는 도보 여행길의 대명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고성호/그래픽:서경환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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