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같았다”...도쿄 하네다공항서 항공기 충돌 5명 사망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4. 1. 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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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의 관문으로 통하는 하네다공항(도쿄국제공항)이 화염에 휩싸였다.

2일 일본 국토교통성과 NHK 등에 따르면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을 출발해 하네다 공항으로 향하던 JAL516편이 이날 오후 5시 46분 착륙 과정에서 해상보안청 소속으로 추정되는 항공기와 충돌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국제선이 주로 이용하는 A·B 활주로와는 거리가 있지만 하네다공항 측은 안전을 이유로 즉각 공항을 폐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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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L여객기 착륙후 활주로서
지진현장 긴급 구호물품 실은
해상보안청 항공기와 충돌
90초만에 379명 전원 탈출
공항 4시간 폐쇄로 결항·지연
사이토 국교상 “원인 조사중”
탑승자들 “지옥 같았던 순간”
불길에 휩싸인 하네다공항의 JAL 항공기 [연합뉴스]
일본 도쿄의 관문으로 통하는 하네다공항(도쿄국제공항)이 화염에 휩싸였다. 활주로에 착륙하려던 JAL 항공기가 이 과정에서 다른 항공기와 충돌한 것이다. 사고의 영향으로 하네다 공항은 즉각 폐쇄됐지만 4시간 여의 정비를 거친 뒤에 운항이 재개됐다.

2일 일본 국토교통성과 NHK 등에 따르면 삿포로 신치토세 공항을 출발해 하네다 공항으로 향하던 JAL516편이 이날 오후 5시 46분 착륙 과정에서 해상보안청 소속으로 추정되는 항공기와 충돌했다. 사고의 영향으로 비행기 왼쪽 엔진 부분에 불이 붙었다.

항공기에는 어린이 8명을 포함해 승객과 승무원 등 모두 379명이 탑승했는데 화염 속에서도 신속한 피난 유도가 이어져 모두 탈출에 성공했다. 도쿄 소방청에 따르면 긴급 탈출 과정에서 17명이 부상을 입었다. 한국 외교부는 JAL항공기 화재와 관련한 한국인 피해 접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JAL항공기는 동체 날개부분에 불이 붙자마자 승무원들이 슬라이드를 펼쳐 90초만에 2세 미만 유아 2명을 포함한 승객 전원을 살려냈다.

화명에 휩싸인 비행기는 이후 항공기 내부로도 불이 번져 결국 전소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사고 즉시 공항 소방청을 중심으로 100대의 소방차가 출동해 화재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상당 기간 지속됐다.

JAL 항공기와 충돌한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도 화재에 휩싸였다. 국교성에 따르면 6명의 탑승 인원 가운데 기장은 화염을 뚫고 탈출했지만 나머지 5명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탈출에 성공한 기장도 현재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보안청 항공기는 1일 강진이 일어난 이시카와현 지역으로 지진 긴급 구호물자를 싣고 떠날 예정이었다. 해당 항공기는 오후 6시경 출발을 앞두고 공항 활주로를 주행하던 상황에서 JAL 항공기와 충돌하게 됐다.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사이토 데쓰오 국교상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은 사고 원인에 대해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는 교통안전위원회와 경시청 등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항공기 관제 관련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일본 항공기 전문가는 “일본항공과 해상보안청 항공기 중 한쪽이 관제사 지시를 잘못 들었을 수 있다”며 “또 관제사가 실수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사고가 난 곳은 하네다 공항의 C 활주로다. 사고 즉시 공항은 폐쇄됐지만 약 4시간가량의 정비를 마친 뒤인 오후 9시 30분에 운항이 재개됐다. C 활주로는 폐쇄하는 대신 A·B·D 활주로를 활용해 항공기의 이착륙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사고 직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김포-하네다간 노선을 이용하는 한일 양국 국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대한항공은 공항 폐쇄 시간에 하네다로 향하는 항공편을 나고야로 돌리고, 이후 출발하는 항공편은 취소했다. 또 하네다에서 출발하는 항공편도 모두 운항을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일부 항공편은 운항을 취소했지만 이날 20시 5분에 예정된 항공편은 공항 운항이 재개된 22시 35분에 이륙시켰다. 다만 항공편 운항이 일부 중단되면서 한·일을 오가는 승객이 향후 2~3일간은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화재 현장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JAL 탑승자들은 당시 기체 내부에 연기가 가득 차 마치 지옥과 같았다고 아찔한 순간을 떠올렸다.

AP통신에 따르면 JAL 여객기의 한 탑승객은 “기내가 몇 분 만에 연기로 가득해져 지옥과 같았다”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지 몰랐고 바깥으로 뛰어나갔다. 그것은 혼돈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탑승객은 교도통신에 “착륙 당시 (기체가) 무언가에 부딪혀 밀려 올라가는 느낌이 있었다”며 “이내 창문으로 불꽃이 보였고 기내는 가스와 연기로 채워졌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지 공영방송 NHK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사고 당시 사진과 영상을 보면 기내에서 하얀 연기 같은 것이 떠다니는 것이 확인된다고 보도했다.

사고 여객기 탑승객은 “기내에서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체에서 오렌지색 화염이 치솟고 폭발음이 들려서 놀랐다”며 “기내에 대기하고 있으라는 안내가 있어서 일단 대기하고 있었다”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불길에 휩싸인 JAL항공기가 활주로 너머에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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