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는 안개주의보… `AI 혁신·수익성 개선` 전조등 켠다
롯데·신세계 등 성장기회 모색
AI 경영모델·사업 안정성 강조
올해 상황을 '초불확실성'에 뒤덮인 '초유의 위기'로 인식한 유통그룹 수장들이 각각 생존법 찾기에 나섰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CJ그룹,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농심, GS리테일 등 주요 기업 수장들은 고금리·고물가 속 불황과 온라인 우세라는 위기상황에서 혁신을 통한 성장기회 모색과 생존을 위한 경쟁 우위 확보를 강조했다.
먼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돌파할 사업혁신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세계 경제가 초불확실성 시대에 돌입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는 압도적 우위의 핵심 역량을 가진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 사업의 핵심 역량을 고도화하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도록 사업 구조도 과감히 개편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특히 "디지털 전환을 넘어 AI(인공지능) 일상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며, 'AI 트랜스포메이션'(인공지능 전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사업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생성형 AI 등 기술 투자를 더 강화하고 고객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롯데만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AI 기술을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모든 면에서 항상 최초, 최고, 차별화를 추구·달성해야 한다는 '온니원(ONLYONE) 정신'으로 위기를 돌파하자고 했다. 온니원 정신에 기반해 그룹의 중기계획을 보다 도전적으로 수립해야 한다는 지시다.
그는 "과거의 위기는 우리가 지난 30년 동안 혁신의 아이콘으로서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외부 충격에 의한 일시적 위기였다면, 지금의 위기는 우리의 현실 안주와 자만심 등 내부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넷플릭스, 쿠팡 등 새로운 혁신적인 경쟁자가 등장해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하고, 게다가 후발주자들이 우리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었다. 그는 "기업 활동의 본질은 사업 성과를 통해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고 이를 재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2024년에는 이런 선순환 구조를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엄혹한 현실 앞에 매우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신세계가 1위 회사가 맞느냐는 물음에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외형 성장과 경영 효율성 제고를 동시에 이룬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5개 부지를 확보해 신규 출점을 재개하고 기존 매장 리뉴얼도 지속할 계획이다.
효율성 제고에도 박차를 가한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SSG닷컴과 2021년 인수한 지마켓을 언급하며 "소비할 때 '단 한 클릭의 격차'가 고객의 마음을 흔들고 소비 패턴을 바꿨다"며 "사소해 보이는 '한 클릭의 격차'에 집중해 경쟁사와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는 지주회사 체제의 경영 기반을 바탕으로 위기 상황에 대비하고 사업 안정화를 추구해 나가야 한다"며 "기민하게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성장 메커니즘'을 확립해나가자"라고 주문했다.
이어 "계열사별로 처해있는 사업환경과 역량, 자원에 매몰된 통념을 버리고 새롭고 다양한 시각으로 변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또 매출 40조원을 목표로 내걸었던 '비전 2030'에 대해서도 "고정된 계획이 아니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정, 보완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계획을 재설계하다 보면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을 수 있다"고 했다.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는 "위기를 이겨내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전심전력의 자세로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성공 공식을 만들어낼 것을 지시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해외에 똑같이 적용하려 해선 안 된다"며 "새로운 시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중장기 전략을 실행하며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기능식품과 스마트팜 솔루션을 포함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신규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도 주문했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 스타트업 투자 등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유통업 50주년을 맞은 GS리테일의 허연수 부회장은 "어려움 앞에서 멈추거나 위축되기보다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말자"고 독려했다.
허 부회장은 "유통업 반세기를 넘어서는 올해가 100년 기업을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고객 중심 사업 구조 혁신과 히트 상품 개발, 디지털전환(DX) 기반 성과 창출, GS리테일의 고유한 조직문화를 담은 'GS웨이' 실천 등 4가지 경영전략을 제시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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