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 수리 안 됐는데… 총선 ‘바람’ 든 검사들 눈총

유경민 2024. 1. 2.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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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총선이 9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표가 수리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정치 검사'들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도 "부장검사가 인사철도 아닌 때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내는 건 이례적인 데다, 두 사람은 사표를 내기 전에도 중간중간 정치적인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 내부에서도 모두 분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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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 출마 문자 대검 인사 조치
‘6일 창원 출판기념회’ SNS 홍보
박대범은 선거 관계인 접촉 의혹
이성윤·신성식도 선거 출마 검토

올해 4월 총선이 9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사표가 수리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정치 검사’들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현직 부장검사 신분에서 정치 행보를 보인 김상민 대전고검 검사(사법연수원 35기)에 대해선 검찰 내부에서도 날 선 비판이 나온다.

대검찰청의 좌천성 인사조치에 따라 2일 대전고검으로 출근한 김 검사는 “휴가를 내고 출마 준비를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검사는 6일 자신의 고향인 경상남도 창원시에서 출판기념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사에 적막이 흐르고 있다. 뉴스1
김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검사였던 지난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지인들에게 “저는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며 “기대와 성원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지역사회에 큰 희망과 목표를 드리는 사람이 되겠다”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대검 감찰위원회가 지난달 말 김 검사에게 ‘검사장 경고’ 조치를 내릴 것을 권고하자, 김 검사는 즉시 법무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 제출 직후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출판기념회 홍보 포스터를 올렸다가 삭제했다.

격노한 이원석 검찰총장은 김 검사를 대전고검으로 인사조치하는 한편, 추가 감찰을 지시했다. 사직서를 제출하지도 않고 총선과 관련해 외부인과 부적절한 접촉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대범 전 창원지검 마산지청장(33기)도 광주고검으로 인사조치했다.
이원석(가운데)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대검찰청 신년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한 간부급 검사는 “검사가 정치에 뜻을 품고 있는 상태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외부의 안 좋은 시선이 있는 상황에서 이런 행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도 “부장검사가 인사철도 아닌 때 총선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내는 건 이례적인 데다, 두 사람은 사표를 내기 전에도 중간중간 정치적인 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 내부에서도 모두 분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재판을 받고 있어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이성윤(23기)·신성식(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도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으로 기소돼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현직 경찰 신분 상태에서 지난 총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대법원은 황 의원에 대한 당선무효 소송에서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기한 내 사직원을 제출했다면 수리 여부와 관계없이 사직원 접수 시점에 직을 그만둔 것으로 간주해 정당 가입 및 후보자등록을 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해당 판결이 정치 검사들에게 길을 열어준 셈이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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