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 앞당겨 시행

이귀전 2024. 1. 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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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주도권 쟁탈전이 올해에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미국이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중국 수출을 전격 중단시켰는데 이는 이달부터 적용하기로 한 규제를 서둘러 시행한 것이다.

이에 ASML은 수출 규제 시행 전 DUV 노광장비 3대를 중국에 수송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요청으로 취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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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美 수송 취소 요청 수용
당초 2024년부터인데 지난 12월 중단
화웨이 ‘최첨단 칩’ 탓 서두른 듯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주도권 쟁탈전이 올해에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미국이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중국 수출을 전격 중단시켰는데 이는 이달부터 적용하기로 한 규제를 서둘러 시행한 것이다. ASML이 새해 첫날인 1일(현지시간)에도 관련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면서 미·중 두 나라 간 반도체를 둘러싼 대립이 한층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해 말 ASML의 DUV 노광장비 중국 수출 문제에 대해 네덜란드 정부에 연락했고, 네덜란드 관리들은 미국 측에 ASML에 직접 접촉해볼 것을 요청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인 노광장비 세계 1위 제조업체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 중국 수출은 2019년부터 제한됐다. 7㎚(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에 필요한 EUV 노광장비는 세계서 ASML이 유일하게 생산한다.

EUV보다 한 단계 낮은 DUV 노광장비에 대한 중국 수출 규제는 지난해 10월 대상에 포함됐고, 2024년부터 적용키로 했다. 이에 ASML은 수출 규제 시행 전 DUV 노광장비 3대를 중국에 수송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요청으로 취소한 것이다.

1일에도 ASML은 자국 정부가 자사의 일부 반도체 제조 장비의 중국 수출을 위한 면허를 부분적으로 취소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ASML은 “최근 네덜란드 정부가 2023년 NXT:2050i, NXT:2100i 노광장치 수송 면허를 부분적으로 취소했다”면서 “이는 중국에 있는 소수 고객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들 노광장비는 미국이 지난해 10월 규제 대상에 넣은 DUV의 일종이다.
사진=AP뉴시스
미국은 중국이 최근 DUV 노광장비 등을 활용해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 ASML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수출 규제 발효 전 노광장비 확보에 나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ASML 노광장비 수입액은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37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ASML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해 1분기 8%에서 3분기 46%로 크게 늘었다. 중국은 대만과 한국에 이은 ASML의 3위 고객국이다.

미국이 대중국 규제 적용을 서둔 배경의 중심에는 화웨이가 있다. 화웨이가 지난해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탑재된 최첨단 7㎚ 칩은 ASML의 DUV 노광장비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더해 중국 국영 반도체 회사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가 28㎚(나노미터·10억분의 1m) 노광장비(DUV급)를 개발했다고 밝혔다가 최근 관련 보도가 사라진 사례가 있다. SMEE는 중국의 거의 유일한 노광장비 제작사다. 개발이 사실이라면 미국의 수출 규제에 중국 업체들이 네덜란드와 일본 등에서 첨단 반도체 장비를 구할 수 없게 된 상황에서 SMEE가 반도체 장비를 자급할 수 있는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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