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절박한 기업 신년사 "혁신과 미래"

갑진년 기업들 '경영 키워드'
삼성 "초격차로 미래변화 대응"
롯데 "차별화된 고객가치 전달"
한화 "미래선점 혁신리더 되자"

새해맞이 떡케이크 커팅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경제인들과 떡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임재원 고피자 대표(왼쪽부터), 이관섭 비서실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강지영 로보아르테 대표, 류진 한경협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윤 대통령,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문우리 포티파이 대표, 신동빈 롯데 회장,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동관 한화 부회장, 허태수 GS회장,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연합뉴스]

갑진년 새해를 맞아 주요 기업들의 신년사에는 '미래 대응' '혁신' '차별화' '소통' 등의 키워드가 담겼다. 세계 경제 부진과 지정학적 위기 등으로 올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본을 다지고 장기적인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은 2일 공동 발표한 신년사에서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에코,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등 미래 변화 대응력을 갖출 것도 당부했다.

이와 함께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 정착이 필요하다"며 "리더들은 조직 내 정확한 소통과 격의 없는 건설적 토론을 통해 구성원들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한 단계 도약하려면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사업 핵심역량 고도화와 차별화된 고객 가치 전달을 위해 사업 구조를 과감히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행력 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 지역사회 등과 소통을 강화하는 노력도 기울이자고 독려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하는 그레이트 챌린저가 돼야 한다"며 "차별성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해 미래 기회를 선점하는 혁신의 리더가 되자"고 말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조직문화를 근본적으로 혁신할 것을 주문하면서 목표달성 후엔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기본자세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차별화를 추구하고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절실함 회복'의 중요성을 짚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근간이 갖춰지지 않은 혁신은 모래 위의 성일 뿐"이라며 "항공사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인 안전 문화를 만드는 데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미래를 확신하는 긍정적 생각과 강한 실행력, 목표를 향한 뚝심·저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신사업·신시장 개척을 선도할 창의적이고 도전적 인재가 될 것을 주문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힘써야 하는 시기지만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미래"라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도전과 혁신을 화두로 삼고 도약하자"고 말했다. 박 회장 역시 소통을 언급하며 수평적 조직문화를 구축하자고 덧붙였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책임경영을 조직문화로 확고히 정착시키자"며 일방적 지시가 아닌 솔직하고 긴밀한 소통, 강한 신념과 절박함을 통한 끊임없는 도전으로 책임경영을 실천할 것을 기대했다.

박은희·김수연·이상현기자 eh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