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사 신년사 키워드 '상생'과 '혁신'
협업 통한 건강한 금융생태계 구축해야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4대 금융 회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금융권이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상생과 혁신을 통한 건강한 금융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 KB금융, '상생과 공존'으로 패러다임 전환
KB금융그룹은 2일 오전 여의도 본점 신관에서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아 양종희 회장을 비롯한 그룹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시무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양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기존 경쟁 방식에서 벗어나 상생과 공존을 통한 혁신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양 회장은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우리에게 익숙했던 전통적 고객 분류는 이제 무의미해지고 있다"며 "또한 부의 양극화로 사회 곳곳에 취약계층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 속에서도, KB가 흔들림 없는 강자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방법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기존의 방법이 '경쟁과 생존'이었다면, 이제는 '상생과 공존'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취임사에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그룹'을 만들기 위해 강조했던 네 가지 경영방향인 ▲사회와 끊임없이 상생(相生) 하는 경영,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주는 KB,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줄 수 있는 회사, ▲주주님들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는 경영을 구현하기 위한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양 회장은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의 선두권 도약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아울러 '투자운용, WM, 보험, 글로벌' 4대 영역에서도 고객과 시장의 신뢰 또한 한층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KB 브랜드' 자체가 사회, 고객, 직원, 주주 모두의 마음속에 긍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신한금융, 관행과 안주의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고객중심, 일류(一流)신한!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을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그는 "고객중심만이 일류신한의 유일한 길임을 함께 새기며 새해를 맞이하자"며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은 고객중심‧일류신한 달성을 위해 신한인이 가져야 할 일상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경험한 과거 어느 때보다 변화의 속도는 훨씬 빠르고 그 방향도 가늠하기 어렵다"며 "기존의 성공 방식만 고집한다면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고 제언했다.
이어 "관행의 틀, 안주의 틀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혁신과 도전에 나설 때"라며 "ESG, 디지털, 글로벌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신한이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간다는 마음으로 노력해주실 바란다"고 주문했다.
또한 "혁신과 도전의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꼭 지켜야 하는 것은 '미(美)의 윤리'"라며 "스스로를 철저히 돌아보는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고객중심, 일류신한의 꿈에 가까이 다가가자"고 재차 강조했다.
진 회장은 마무리 인사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어우러진 금융 생태계에서 주위에 대한 관심과 공감의 자세는 필수"라며 "고객을 향한 정성과 동료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공감과 상생의 가치를 추구해달라"고 당부했다.
◆ 하나금융, 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내실을 다지며 기초를 튼튼하게 해야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또한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한편, 고객들과의 상생을 위한 인식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함영주 회장은 신년사에서, 빠르고 효율적인 생장에 주안점을 두어 뿌리의 깊이가 얕아 겉보기와 다르게 쉽게 쓰러지는 '레드우드' 나무를 예로 들며 기초와 협업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함 회장은 "기초가 흔들리면 건물을 지탱할 수 없기에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내실을 다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하나금융그룹은 업권별로 요구되는 기본 필수 역량을 확보해 본업의 기반을 공고히 하고, 우리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찾아 보유 자원을 집중‧강화해 다소 늦더라도 올바른 길을 향해 착실하게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적으로 취약한 레드우드가 오랜 세월을 견디고 울창한 숲을 이룰 수 있던 비결은 바로 협업"이라며 "뿌리의 깊이는 얕지만 옆으로 뻗어 주변 나무의 뿌리가 강하게 얽혀 서로를 지탱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도 협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각 사의 한정된 자원으로 강력한 경쟁자들과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로를 위한 희생과 배려를 통해 헌신적인 협업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역량을 결집하고, 나아가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제휴, 투자,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 금융이 줄 수 있는 가치 그 이상을 손님께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최근 비우호적인 여론과 관련해 지금까지 지나온 길들을 되돌아 볼 것을 주문했다. 또한 이해관계자 간의 상생과 임직원들의 변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금리 상승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일이었지만, 고금리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에게는 이러한 금리체계가 정당하고 합리적인가에 대한 불신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게 된다"며 " 이미 검증된 방식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항변보다는, 우리의 성공방정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손님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우리의 진심이 잘 전달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세스를 개선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투명하고 합리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우리의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우리금융, 그룹 시너지 극대화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처해 줄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했다.
2일 임종룡 회장은 신년사에서 "우리 그룹이 지난해 동안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면, 올해에는 우리의 실력을 온전히 발휘해 고객과 시장이 우리의 변화된 모습을 체감할 수 있도록 명확한 성과들을 보여줘야 할 때"라며 "이에 올해의 그룹 경영목표를 '선도 금융그룹 도약 역량집중‧시너지‧소통'으로 수립했다"고 밝혔다.
이어 "차별화된 선택과 집중의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그룹 시너지를 더욱 강화하면서 고객, 직원 모두와 활발히 소통하는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반드시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비전으로, 핵심사업에 대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기반 확보를 제시했다.
그는 "기업금융은 우리가 대표이자 최고라고 자부하던 분야로 올해는 우량자산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이라며 "선제적인 리스크관리와 함께 시장에서 요구하는 혁신역량도 갖춰 기업금융 명가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증권업 진출에 대비한 그룹 자체 역량 강화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하는 등 그룹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갈 것을 주문했다. 글로벌 사업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거점 확보와 차별화된 성장 전략을 통해 글로벌 영역 확대에 주력할 것을 제시하기도 했다.
불확실성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에도 각별하게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했다.
임 회장은 "올해는 글로벌 긴축과 3고(高) 현상이 점차 완화되고 국내 경기의 성장세 전환이 전망되는 등 작년보다는 다소 우호적인 경영환경이 예상되지만, 미‧중 갈등, 지정학적 리스크, 부동산PF 부실 우려 등에 따른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위엄요인별 모니터링과 글로벌 리스크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성장이 있는 부분을 선제적으로 점검하는 등 그룹의 위기대응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정교한 시계 비행을 통해 위험 시그널을 놓치지 않고 돌발적인 리스크에 면밀히 대비한다면 우리가 더욱 탄탄하게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룹 시너지' 영역 확대와 '디지털/IT'에 대한 경쟁력 강화를 임직원들에게 주문하기도 했다. 또한 기업문화 혁신 고도화를 통해 사회적 신뢰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임 회장은 "기업문화 건강도 진단 등을 통한 실질적인 변화관리와 경영진 육성 프로그램 본격 가동 등 체감할 수 있는 변화 확산에 초점을 맞춰 기업문화 혁신을 고도화하는 한 해로 만들어야 한다"며 "내부통제 체계도 그룹 내 사각지대가 없도록 더욱 실효성 있게 업그레이드하고, 윤리‧준법의식 강화와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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