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높은 자구안" vs "SBS·TY홀딩스 제외"…태영건설 워크아웃 힘겨루기
송주오 2024. 1. 2. 18:47
블루원 매각·사재출연 등 4가지 자구안 발표 예정
"SBS매각이 핵심…채권단 설득하기엔 부족할 것"
"워크아웃 개시는 대주주의 전향적인 자세에 달려"
"SBS매각이 핵심…채권단 설득하기엔 부족할 것"
"워크아웃 개시는 대주주의 전향적인 자세에 달려"
[이데일리 송주오 김아름 기자] 태영건설 대주주 사재출연을 놓고 채권단과 태영그룹 오너 간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개시 조건으로 대주주 사재출연 등 자구안 이행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태영그룹 측은 출연규모와 이행약속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워크아웃 장기화까지 우려하고 있다. 앞서 워크아웃 과정을 겪었던 주요 건설사나 그룹사의 사례에서도 사재출연과 자산매각 등 자구안 이행을 두고 채권단과 신경전을 벌이면서 장기전으로 돌입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개시 여부가 내주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관건은 ‘자구안 규모’다. 채권단은 태영건설 오너 일가인 윤세영 창업회장 측의 적극적인 사재출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채권단이 오너 일가에 3000억원 이상의 사재 출연과 핵심 계열사인 SBS, 티와이홀딩스의 매각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에 반해 윤 회장 측은 SBS 등 핵심 계열사를 처분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따라 이달 3일 발표할 태영건설의 자구안 규모가 워크아웃 개시의 향방을 결정할 전망이다.
◇태영건설, 3일 자구안 설명회 개최…최대 1.6조 규모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달 3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400여개의 채권자를 상대로 자구안 설명회를 개최한다. 태영건설은 이날 설명회에서 에코비트(종합환경업체), 블루원(골프·레저), 사재출연, 기타 지분 담보 등 4가지 자구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2월 28일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브리핑에서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블루원)골프장 매각 금액 등 대주주가 일부 사재 출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주주 사재 출연 규모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뒤 티와이홀딩스에 돌아간 금액보다는 클 것이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최근 태영인더스트리를 2400억원에 매각한 뒤 이 중 60%(1440억원)는 윤 회장 측에, 40%(960억원)는 티와이홀딩스에 배분했다. 윤 회장 측이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사재 출연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여기에 골프장과 레저사업을 하는 블루원과 알짜 계열사인 에코비트도 매각 리스트에 올라와 있어 사재출연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블루원은 윤 회장의 여동생인 윤재연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으며 오너 일가의 지분은 12.26%, 나머지는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또 에코비트는 티와이홀딩스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티와이홀딩스가 이미 매각한 종속기업의 잔여지분, 에코비트 보유 지분 전량 매각, 태영건설 보유 시행 지분과 유형자산, 투자부동산 중 건물분, 대주주 사재출연까지 포함하면 실제 매각 대상은 1조 64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분석한다.
채권단, SBS 빠진 자구안 수용 불투명…“대주주 전향적 자세 중요”
다만 대표 계열사인 SBS 지분 매각, 티와이홀딩스 지분 담보 등은 자구안에 담기지 않으리라 관측된다. 이런 탓에 금융권과 시장에선 채권단이 자구안을 수용할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진정성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는 카드는 SBS 매각이다”며 “강도 높은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는 채권단이 SBS 매각 등을 제외한 자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협력사가 이미 할인받은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은 은행에 갚아야 하는 금융채권이라서 기촉법에 따라 워크아웃 통지된 시점부터 금융채권은 유예되기 때문에 지급을 못 했다”고 했다. 외담대는 원청업체가 구매 대금을 현금 대신 외상매출채권으로 지급하면 납품업체가 은행에서 이를 담보로 한 대출을 통해 돈을 받는 것을 말한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지난 12월 29일 결제해야 할 외담대 1485억원 중 451억원을 제외한 상거래 채권 1034억원은 모두 지급했다”며 “451억원도 어음으로 지급한 것으로 협력사가 할인을 받다 보니 금융채권으로 변경돼 지급을 못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외담대는 지난 2013년 상환유예 대상에 포함됐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워크아웃 기업의 외담대 처리와 관련 협력사의 자금 애로 등이 발생한다면서 상환유예키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태영건설의 외담대 미상환은 가이드라인 절차를 따른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금융당국이 상거래채권과 관련 태영건설의 결제가 이뤄질 것으로 밝힌 것과는 달랐다. 시장에서는 손실 분담이란 원칙이 깨졌다며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태영건설이 채무부담을 견디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했지만 강도 높은 자구계획 없이는 수백 곳에 달하는 채권금융기관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워크아웃 개시 동의는 대주주가 얼마나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느냐에 달렸다”며 “특히 2016년 기촉법을 개정하면서 채권단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탓에 동의를 얻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송주오 (juoh413@edaily.co.kr)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달 3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400여개의 채권자를 상대로 자구안 설명회를 개최한다. 태영건설은 이날 설명회에서 에코비트(종합환경업체), 블루원(골프·레저), 사재출연, 기타 지분 담보 등 4가지 자구안을 공개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12월 28일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브리핑에서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블루원)골프장 매각 금액 등 대주주가 일부 사재 출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주주 사재 출연 규모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뒤 티와이홀딩스에 돌아간 금액보다는 클 것이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최근 태영인더스트리를 2400억원에 매각한 뒤 이 중 60%(1440억원)는 윤 회장 측에, 40%(960억원)는 티와이홀딩스에 배분했다. 윤 회장 측이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사재 출연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여기에 골프장과 레저사업을 하는 블루원과 알짜 계열사인 에코비트도 매각 리스트에 올라와 있어 사재출연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블루원은 윤 회장의 여동생인 윤재연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으며 오너 일가의 지분은 12.26%, 나머지는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또 에코비트는 티와이홀딩스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티와이홀딩스가 이미 매각한 종속기업의 잔여지분, 에코비트 보유 지분 전량 매각, 태영건설 보유 시행 지분과 유형자산, 투자부동산 중 건물분, 대주주 사재출연까지 포함하면 실제 매각 대상은 1조 64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분석한다.
채권단, SBS 빠진 자구안 수용 불투명…“대주주 전향적 자세 중요”
다만 대표 계열사인 SBS 지분 매각, 티와이홀딩스 지분 담보 등은 자구안에 담기지 않으리라 관측된다. 이런 탓에 금융권과 시장에선 채권단이 자구안을 수용할지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진정성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을 설득할 수 있는 카드는 SBS 매각이다”며 “강도 높은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는 채권단이 SBS 매각 등을 제외한 자구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협력사가 이미 할인받은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은 은행에 갚아야 하는 금융채권이라서 기촉법에 따라 워크아웃 통지된 시점부터 금융채권은 유예되기 때문에 지급을 못 했다”고 했다. 외담대는 원청업체가 구매 대금을 현금 대신 외상매출채권으로 지급하면 납품업체가 은행에서 이를 담보로 한 대출을 통해 돈을 받는 것을 말한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지난 12월 29일 결제해야 할 외담대 1485억원 중 451억원을 제외한 상거래 채권 1034억원은 모두 지급했다”며 “451억원도 어음으로 지급한 것으로 협력사가 할인을 받다 보니 금융채권으로 변경돼 지급을 못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외담대는 지난 2013년 상환유예 대상에 포함됐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워크아웃 기업의 외담대 처리와 관련 협력사의 자금 애로 등이 발생한다면서 상환유예키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태영건설의 외담대 미상환은 가이드라인 절차를 따른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금융당국이 상거래채권과 관련 태영건설의 결제가 이뤄질 것으로 밝힌 것과는 달랐다. 시장에서는 손실 분담이란 원칙이 깨졌다며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태영건설이 채무부담을 견디지 못해 워크아웃을 신청했지만 강도 높은 자구계획 없이는 수백 곳에 달하는 채권금융기관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워크아웃 개시 동의는 대주주가 얼마나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주느냐에 달렸다”며 “특히 2016년 기촉법을 개정하면서 채권단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탓에 동의를 얻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송주오 (juoh41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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