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포럼] 지정학적 위험과 정치 혼란 우려

김충제 2024. 1. 2. 18:3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동원 전 고려대 초빙교수
미래의 일을 물어보는 것을 점(占)이라고 한다. 2024년은 굳이 점을 치지 않아도 국내와 세계, 정치와 경제에 걸쳐 극도로 불확실성이 높은 해이며 그 전개를 헤아리기 어려운 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금년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은 해이다. 국내에는 4월 총선이 있으며 세계로는 1월에 대만 총통 선거, 3월에 러시아 대통령 선거,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정되어 있으며 공히 후유증이 우려된다.

주목해야 할 점은 2024년의 불확실성은 낙관적 시나리오보다는 비관적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으며, 그럴 경우 미국 외교정책의 대전환으로 국제정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모든 수입품에 관세 10%p 인상을 예고했으며, 그럴 경우 세계는 무역전쟁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은 끝을 헤아리기 어려우며,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 위험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위험은 북한의 위협이다.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을 대신하여 미국을 압박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맞고 있다. 북한은 이미 군사분계선 안으로 중화기를 반입하고 최전방 감시초소를 복구했으며, 지난해 12월 고체연료 대륙간탄도탄을 시험발사했다. 특히 최근 러시아 외무장관은 금년 세계 분쟁위험지역으로 한반도를 꼽았다. 이 언급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4년 세계 경제 흐름의 최대 변수는 중국 경제의 회복 정도와 미국 경제의 연착륙 여부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경제는 내년에도 부동산시장의 침체를 벗어나기 어려우며, 이에 따라 내수회복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국 경제는 금리인하와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2월 미국 연준이 발표한 점도표에 대한 시장의 예상은 빠르면 4월과 하반기 두 번의 금리인하를 예상된다. 세계 경제의 대세는 물가안정과 금리인하이지만 그 경제적인 효과는 각국 경제의 회복탄력성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경기는 반도체 수출 증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는 큰 호전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중국 수출 증대는 한계가 있고, 다른 지역 수출은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수산업의 회복이 부진하여 산업 간 경기가 양극화하는 흐름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자영업자 대출과 부동산 PF 등의 금융불안이 우려된다.

한편 국내정치는 4월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이 지속가능성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총선 결과에 따라서는 상당한 국정혼란이 올 수도 있으며, 2027년 3월 대통령 선거를 향한 보수와 진보 세력의 사생결단의 대립과 갈등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더라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금년은 국내외 정치와 경제 전반에 걸친 높은 불확실성 가운데서도 새로운 시대가 태동하는 중요한 전환기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금리하락 국면이 시작되고 인공지능 온 디바이스 상품, 신약 등 신기술 개발과 신제품 생산을 위한 투자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미국 나스닥지수가 43% 상승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며, 이러한 흐름은 금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금년에 인공지능 주도 기술혁신의 확산과 시장 선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대흐름은 분명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바, 이 방향성을 놓치고 단기적 생존에 급급한 대응을 선택한 조직은 미래를 기약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최선의 대응방향은 원칙과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고 이를 준수하는 것이며, 기업과 개인은 어떤 상황에서도 대응의 원동력이 되는 재무건전성과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