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北사회 더디지만 변화…3대세습 부정인식 늘고 있어"(종합)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2일 "(김씨 일가의) 3대 세습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북한 주민이 늘고 있고 장마당에 참여하는 북한 여성들의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2024년 통일부 시무식'에서 "조만간 발간할 북한 경제사회 실태인식 보고서에는 더디지만 변화하고 있는 북한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냉전기 대소련 봉쇄정책을 입안한 미국의 전략가 조지 케넌의 '태엽 감은 장난감 자동차 비유'를 끌어들여 "북한은 태엽 감은 장난감 자동차처럼 강력한 한미 억제체제의 벽에 막혀 결국 태엽이 풀려 멈춰 서고 핵을 포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러한 언급에 대해 "북한이 계속해서 핵·미사일 개발에 나서고 있으나 과연 북한 경제력이 그러한 것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역량을 지속해서 가질 수 있을지가 문제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한국과 한미일의 더 강한 반향을 불러옴으로써 북한이 의도를 관철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고 북한은 더욱 취약해진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작년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한의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위협한 것에 대해선 "정부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한미동맹 강화를 통해 '더 두텁고 더 높은 억제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이 남한의 '진보'와 '보수' 정부를 싸잡아 비난한 데 관해 통일부는 북한의 대남 심리전 가능성을 의심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은 분명히 다른데 마치 차이가 없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국민에게 대북정책에 관한 판단이라든지 차이점 인식에서 혼돈을 불러오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며 김정은의 관련 언급이 대남 심리전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장관은 올해 한반도 정세에 대해 "지난해보다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비관했다.
올해 통일부 업무 추진 방향에 대해 김 장관은 원칙에 입각한 남북관계 확립을 우선으로 꼽았다.
그는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되 절제된 대응을 지속해 나가는 한편,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는 일관된 압박과 제재를 통해 북한이 대화에 나올 수밖에 없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남북 간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북한 인권 분야에서는 '북한 인권의 전당'으로서 국립북한인권센터 설립에 착수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 장관은 또 '통일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통일준비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과거 정부 내외에서 산발적, 간헐적으로 이뤄진 노력을 체계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무식에는 남북 의료교류에 기여한 전근 온종합병원 원장, 탈북민 정착 지원활동을 펼친 구소선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사와 정규재 목사 등 통일부 장관 표창 수상자로 선정된 외부 인사 12명도 초대받아 참석했다.
한편 시무식에 이어 취재진과 만난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의 통일전선부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같은 대남사업기구 조직 '정리'는 더는 '우리민족끼리' 선전을 사용하지 않는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우리민족끼리를 대체할 대남 선전구호를 준비하고 있으며 그에 맞춰 조직을 개편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면서, 통일부가 관련 동향을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기구와 서방 공관의 북한 복귀 시점에 대해 이 당국자는 "유엔 인사들이 북한으로 복귀하지 못했지만 북한 내 유엔 사무소의 북한주민 직원들과는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북한이 국제기구 요원과 서방 외교관 중 어느 쪽을 먼저 받아들일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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