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해달라"며 다가와 18㎝ 흉기로 급습…치명상은 피해

한재영/원종환/민건태 2024. 1. 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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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은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다.

피의자 김모씨는 이 대표가 지지자와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차량으로 이동하는 어수선한 틈을 타 바로 앞까지 접근한 뒤 순식간에 18㎝ 길이의 흉기를 꺼내 공격했다.

'내가 이재명이다'라고 적힌 파란색 왕관을 쓴 김씨가 지지자와 취재진 사이를 비집고 이 대표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

"사인해 주세요"라며 이 대표에게 접근한 김씨는 1m도 채 안 되는 거리에서 흉기로 이 대표의 왼쪽 목 부위를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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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피습당한 李대표
왼쪽 목 부위 1.5㎝ 가량 열상
부산서 응급 치료 후 서울 이송
2시간 혈관 재건술 받고 회복 중
"경동맥 손상됐다면 즉사했을 것"
피의자 "죽이려 했다" 경찰 진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가덕도에서 피습을 당한 뒤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은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졌다. 피의자 김모씨는 이 대표가 지지자와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차량으로 이동하는 어수선한 틈을 타 바로 앞까지 접근한 뒤 순식간에 18㎝ 길이의 흉기를 꺼내 공격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 대표를 살해할 목적이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지지자로 위장해 코앞 접근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께 가덕도 신공항이 들어서는 부산 대항동 대항전망대를 찾았다. 조영태 부산시 신공항추진본부장에게 건설 현황 설명을 들은 이 대표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총력 지원하겠다”고 했다.

사건은 이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을 위해 경남 양산행 차량으로 이동하던 10시29분께 벌어졌다. ‘내가 이재명이다’라고 적힌 파란색 왕관을 쓴 김씨가 지지자와 취재진 사이를 비집고 이 대표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 손에는 ‘총선 승리 200석’이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있었다. “사인해 주세요”라며 이 대표에게 접근한 김씨는 1m도 채 안 되는 거리에서 흉기로 이 대표의 왼쪽 목 부위를 공격했다.

이 대표는 왼쪽 목 부위에 약 1.5㎝의 열상을 입고 피를 흘리며 뒤로 쓰러졌다. 김씨는 현장에 있던 당직자와 경찰에 의해 곧바로 제압됐다. 사건 발생 20여 분 후인 10시47분께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해 이 대표를 태웠다. 구급차는 10시52분 현장을 떠났다. 이 대표는 이후 헬기로 부산 아미동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 이 대표는 11시16분께 부산대병원에 의식이 있는 채로 이송돼 응급 치료와 파상풍 주사를 맞았다.

부산대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마친 이 대표는 오후 1시께 헬기로 서울로 출발해 3시20분께 서울대병원에 도착했다.

 “내경정맥 손상” 2시간 수술

이 대표는 서울대병원에 도착해 오후 3시45분부터 2시간가량 혈관 재건 수술을 받았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내경정맥이 손상된 것을 확인했다”며 “정맥에서 흘러나온 혈전이 예상보다 많아 관을 삽입하는 수술이 시행됐다”고 했다.

경정맥은 얼굴과 머리의 정맥혈을 심장으로 내려보내는 혈관으로, 목 양쪽 부위에 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손상된 부위가 경정맥이라서 그나마 다행”이라며 “만약에 경동맥이 손상됐다면 구급차 도착까지 걸린 시간을 고려했을 때 바로 그 자리에서 사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수술 후 중환자실로 옮겨져 회복 중이다.

 서울로 이송돼 수술

2일 부산 가덕도에서 60대 남성 김모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왼쪽 목 부위에 흉기를 휘두르고 있다. 바른소리TV 캡처

민주당은 이 대표의 향후 일정 등을 고려해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당 지도부 보고를 받는 등 당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장기간 단식 후 회복을 위해 서울 면목동 녹색병원에 입원해서도 주요 당직자들로부터 당무 관련 업무 보고를 받았다.

이 대표의 가족이 서울대병원에서 수술받고 치료받길 원했다는 얘기도 있다. 이 대표 피습 현장에 있었던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다친) 목이 민감한 부분”이라며 “후유증 등을 고려해 잘하는 데서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가족이 서울대병원 이송을 원했다고도 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중증 수술을 요하던 상황이었지만 가족과 의료진이 상의해 서울대병원 이송을 결정했다”고 했다.

한재영/원종환/부산=민건태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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