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비집고 이재명 앞까지…지지자 행세하다 ‘돌변’

김광수 기자 2024. 1. 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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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님, 사인 좀 해주세요."

푸른색 왕관 모양 머리띠를 두른 짙은 청색 점퍼 차림의 60대 남성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취재진을 비집고 이 대표에게 다가갔다.

앞서 이 대표는 오전 10시쯤 대항전망대에 도착해 민주당 소속 부산 지역구 의원인 최인호 의원의 사회로 부산시 신공항추진단장의 사업 현황 브리핑을 들었다.

부산대병원 의료진은 "이 대표가 목정맥(경정맥)을 다쳐 수술이 필요하다"고 응급실 앞에서 대기 중이던 민주당 지도부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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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남성, 이 대표에 사인 요구하다가 ‘기습’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공격한 피의자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되고 있다. 바른소리 TV 유튜브 캡처. 연합뉴스

“대표님, 사인 좀 해주세요.”

푸른색 왕관 모양 머리띠를 두른 짙은 청색 점퍼 차림의 60대 남성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취재진을 비집고 이 대표에게 다가갔다. 왼손에 종이와 펜을 쥐고 있었다. 이 대표가 엷은 미소를 짓고 종이를 받아든 순간, 점퍼 상의 주머니에서 튀어나온 그의 오른손이 이 대표의 왼쪽 목덜미를 향했다. 눈 깜짝할 사이였다. 이 대표가 목 부위를 손바닥으로 감싼 채 바닥에 쓰러졌다.

“뭐야!” “잡아, 잡아.”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당직자들이 곧장 남성에게 달려들어 바닥에 넘어뜨렸다. 남성은 별다른 저항도 못한 채 제압당했다. 거리를 두고 경호 근무 중이던 경찰이 당직자들로부터 남성을 넘겨받았다. 2일 오전 9시29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인근 대항전망대 앞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격한 60대 ㄱ아무개씨가 2일 오후 부산 강서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ㄱ씨는 이날 오전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문답을 진행 중이던 이 대표를 흉기로 습격했다. 연합뉴스

앞서 이 대표는 오전 10시쯤 대항전망대에 도착해 민주당 소속 부산 지역구 의원인 최인호 의원의 사회로 부산시 신공항추진단장의 사업 현황 브리핑을 들었다. 중앙당과 부산시당 당직자, 지역의 당원과 지지자 등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행사는 ‘가덕신공항의 조속한 개통을 위해 민주당도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이 대표의 말로 마무리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흉기에 피습 당한 뒤 도착한 소방대원으로부터 응급처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행사장에서 피습 현장까지는 직선거리로 15m 남짓 떨어져 있었다. 이 대표가 쓰러지자 그를 수행한 당직자들과 부산지역 지지자들이 이 대표를 에워싼 채 지혈을 했다. 서영교·박찬대 등 동행한 민주당 의원 여러명이 휴대전화로 119에 신고를 했다. 10시40분쯤 구급장비를 갖춘 경형 산불 진압차량이 도착해 응급조처를 했다. 9분 뒤인 10시49분쯤에는 사건 현장에서 21㎞ 떨어진 강서소방서 119안전센터 소속 구급대가 도착했다.

구급대원들이 와서 상처 부위를 확인해보니, 이 대표는 왼쪽 목 부위에 1.5㎝가량 열상(피부가 찢긴 상처)이 있었고, 어느 정도 지혈이 된 상태에서 의식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이 대표는 구급차 편으로 14㎞ 떨어진 강서구 명지동 신호 축구장에 도착해 곧바로 헬기를 타고 11시13분쯤 16㎞ 떨어진 부산 서구 아미동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13층 옥상 헬기장에 내려 1층 응급실로 옮겨졌다.

2일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송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김광수 기자

취재진과 피습 소식을 들은 지지자들이 부산대병원 외상센터 앞으로 몰려들었다. 부산대병원 의료진은 “이 대표가 목정맥(경정맥)을 다쳐 수술이 필요하다”고 응급실 앞에서 대기 중이던 민주당 지도부에 알렸다. 이 대표는 오후 1시쯤 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산대병원 쪽은 “이 대표가 오자마자 바로 응급처치 하고 피검사와 시티 등 각종 기본 검사를 했다. 경정맥 문제가 있다는 진단 결과가 나오자마자 이 대표 쪽 의사를 반영해 바로 서울 이송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광수 배현정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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