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원작 몰라도 재미있네

이학범 2024. 1. 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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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메인 이미지.
90년대 대표 국산 게임 '창세기전' 시리즈가 더 이상 올드 게이머들의 추억이 아닌, 오늘날에도 즐길 수 있는 SRPG로 재탄생됐다.

'창세기전' 시리즈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몰입감 높은 서사, 화려한 초필살기 연출 등으로 90년대 많은 인기를 얻은 국산 패키지 게임 IP다. 첫 출시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게임을 꾸준히 회자하며 그리워하는 고전 게임 이용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에 '창세기전' 시리즈의 리메이크 소식에 많은 이용자들이 기대감을 표했다. 특히 기존 2D 그래픽에서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한 3D 그래픽으로의 변경, 국내 정상급 성우들의 풀 보이스 더빙 등의 소식은 기존 '창세기전' 팬들을 열광시키기 충분했다.

지난해 12월22일 정식 출시된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준수한 SRPG로 출시됐다. 특히 원작을 접하지 못한 신규 이용자들도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가 마련된 점이 돋보였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안타리아 서. 등장인물을 비롯해 연표 등으로 다양한 상황 설명해주고 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세력 구도 이미지.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이야기 초반부터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할 뿐 아니라, 세계관 내 다양한 세력들에 대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는 신규 이용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될 수 있지만,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안타리아 서' 시스템을 통해 게임 내 등장인물 및 현재 상황이 상세히 설명돼, 원작을 몰라도 무난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풀 보이스 더빙 지원은 이야기의 몰입감을 더했다. 정상급 성우진의 준수한 연기로 3D로 구현된 캐릭터들의 매력을 잘 살리고 있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전투 이미지.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전투 이미지.
일반 및 쉬움 난이도의 전투는 어렵지 않았다. 그렇다고 전투가 단순하지는 않다. SRPG의 전략적인 재미를 위해 환경 버프 및 속성 상성 등 다양한 요소가 마련됐다. 특히 다양한 캐릭터들의 고른 성장을 위해 전투 경험치를 분배하고자 할 때에는 많은 고민이 요구됐으며, 불리한 상황에서는 인접한 캐릭터의 협동 공격 발동 확률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에서 전투는 모험 모드에서 대장 캐릭터를 선택해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필드에 있는 몬스터와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한다. 이 때 공격 액션으로 먼저 몬스터를 공격하면 선공권을 비롯해 몇 가지 이로운 효과가 제공되며, 피격 시에는 불리한 효과가 적용된다. 또한 적을 피해 돌아가거나, 적의 공격을 회피 및 대시를 활용하면 대부분의 전투를 피할 수 있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초필살기 연출.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초필살기 연출.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여전히 남았다. 모험 모드 진행 중에는 지형지물에 막혀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거나, 초필살기를 제외한 공격 및 스킬 연출이 단조롭다는 점은 전투 진행을 다소 지루하게 했다. 게임 내 설정을 통해 진행 속도를 보다 높일 수 있도록 했지만, 최근 출시된 SRPG들에 있는 적의 전투 상황 스킵 기능이 제공되지 않아 타 게임 대비 진행이 느리게 느껴졌다.

특히 전투 상황에서 시점에 따라 캐릭터의 이름과 체력 상황이 직관적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다수 발생했다. SRPG 진행 중 넓은 전장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높은 시점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을 자주 사용하게 되는데, 이 때 캐릭터들이 직관적으로 표시되지 않아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키지 못하거나, 스킬을 활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다만 개발사 레그스튜디오는 이용자들의 의견에 따라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발전할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출시 당일 패치를 통해 체험판 공개 당시 제기된 의견들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업데이트를 적용해, 이용자들의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게임 이미지.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게임 이미지.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지속적으로 즐기게 되는 원동력은 결국 '창세기전' IP가 가진 몰입도 높은 이야기에 있다.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의 설정과 이들이 얽힌 완성도 높은 이야기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계속해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도록 자극했다.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원작 '창세기전'을 모르는 이용자들도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가 마련됐다. 몰입감 높은 이야기를 경험하고 싶은 이용자라면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을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약 80시간에 달하는 플레이 타임의 방대한 서사 속에서 깊은 여운이 남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이학범 기자 (ethic95@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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