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송영길 이어 이재명까지 반복되는 정치인 테러…그들은 왜?

이기범 기자 임윤지 기자 2024. 1. 2. 17:5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치인을 향한 테러가 반복되고 있다.

이번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표적이 됐다.

과거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커터칼로 피습된 바 있다.

지난 2006년 5월20일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커터칼 공격을 받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정치 양극화에 잘못된 신념 맞물려 유력인사 표적돼"
이재명 대표는 2일 오전 10시27분쯤 부산 일정을 소화하던 중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60대 남성이 '내가 이재명'이라고 쓴 왕관을 쓰고 접근해 "사인해달라"고 요청한 뒤 흉기로 이 대표의 목 부위를 찔렀다. 이로 인해 이 대표는 목 부위에 1.5㎝가량 열상을 입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기범 임윤지 기자 = 정치인을 향한 테러가 반복되고 있다. 이번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표적이 됐다. 이 대표는 2일 부산 현장 일정을 소화하던 중 괴한으로부터 습격당했다. 과거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커터칼로 피습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양극화된 정치 구조와 개인의 잘못된 신념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대표 이전에도 반복돼 온 정치인 테러

지난 2006년 5월20일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커터칼 공격을 받았다. 박 대표는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을 위해 단상에 오르던 중 50대 지모씨가 휘두른 커터칼에 오른쪽 뺨에 11cm 길이 자상을 입었다.

지씨는 최초 "박근혜가 독재자의 딸이고, 5공화국 시절 억울하게 옥살이를 해 범행했다"고 민주 투사 이미지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후 자신이 옥살이를 너무 오래 해 억울해서 벌인 일이라고 밝혔다.

당시 박 대표가 봉합수술을 받고 입원 도중 측근들에게 "대전은요"라고 물은 것이 알려지면서 선거 판세가 뒤집히기도 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2022년 3월7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신촌에서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 선거 운동 중 정치 유튜버 표모씨에게 둔기로 머리를 가격당했다.

표씨는 "한미 군사훈련을 반대한다" "청년들에게 이런 세상을 물려줄 수 없다"고 외친 것으로 전해진다. 송 전 대표가 한미연합훈련을 예정대로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힌데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인은 아니지만 2015년 3월5일 당시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가 피습되는 사건도 있었다. 과도로 습격당한 리퍼트 대사는 오른뺨을 11cm 베이고, 왼팔에 3cm 관통상을 입었다.

범행을 저지른 김기종씨는 한미연합사령부 해체를 주장해 오던 인물로, 당시 범행 동기에 대해 "전쟁 훈련에 반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피습한 피의자가 2일 오후 부산강서경찰서에서 부산경찰청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4.1.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양극화된 정치 구조에 표적화되는 유력 인사

정치인 테러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양극화된 정치 구조가 첫번째 이유로 손꼽힌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정치가 양극단으로 치닫다 보니 내 편 아니면 적으로 구분하는 환경을 접하게 되는데 이럴 경우 말과 설득보단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게 된다"며 "사회적으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이 같은 테러 행위가) 반대 세력에 대한 응징과 보복 경쟁이 되는 거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교수는 공론의 장이 무너진 상태에서 정치적 신념이 확고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정치인에 대한 증오를 갖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것이 민주주의에 대한 위험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명인 대상 범죄에는 개인적인 심리적 문제가 투영된다는 진단도 나온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의 양극화된 정치 문화가 정치인을 표적으로 삼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도 "피해망상이나 왜곡된 신념 등 개인이 가진 내면의 심리적 특성이 이슈화되는 유명 인사를 공격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안전해지려면 공공 차원에서 정신 건강에 대한 관리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이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사회적 불안감이 고조되자 전국 단위 '주요 인사 전담보호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전담보호팀은 당대표 등 주요 인사 방문 시 당 측과 협의해 안전 대책 수립 및 핫라인 구축에 나선다. 주요 인사 방문 현장에는 형사팀, 기동대 등 정복·사복 경력을 적극 배치해 위해 요소를 사전에 차단할 계획이다.

Ktiger@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