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전문가 ‘분노정치’ 자성론 [이재명 대표 피습]
김승환 2024. 1. 2. 17:48
정치권 한목소리 규탄
한동훈 “이상한 몇몇이 흔들 국가 아냐”
이낙연·이준석 “피의자 철저 조사·엄벌”
민주당, 정치적 해석·범인 언급 자제령
문재인 “절대 일어나선 안될 일 벌어져”
“협치 없는 극단정치 계속한 결과” 비판론
한동훈 “이상한 몇몇이 흔들 국가 아냐”
이낙연·이준석 “피의자 철저 조사·엄벌”
민주당, 정치적 해석·범인 언급 자제령
문재인 “절대 일어나선 안될 일 벌어져”
“협치 없는 극단정치 계속한 결과” 비판론
정치권은 2일 한목소리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을 규탄하며 이 대표의 빠른 회복을 기원했다. 전문가들은 양극단으로 치달은 정치가 결국 테러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 대표와 오찬이 예정돼 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새해 벽두부터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벌어졌다. 용서받지 못할 테러행위로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철저히 조사하여 엄벌하는 것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 최고위원들로부터 평산마을 방문 취소 사실을 전달받고 “지금은 대표를 모시고 가서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그 일에 최선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입장문을 내고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어떠한 경우에도 폭력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여당인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야당 대표가 백주대낮에 피습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우리는 이상한 사람 몇몇이 이상한 짓을 한다고 해서 흔들릴 정도의 민주주의를 가진 나라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습격당했을 때처럼 생각해주는 것, 그것이 국민의힘이라는 수준 높은 정당, 수준 높은 시민들이 동료시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어서도, 용납될 수도 없는 일”이라며 “피해가 크지 않길 바란다. 조속한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야권도 일제히 분노와 우려를 표명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폭력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폭력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현장에서 체포된 피의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처벌해 폭력이 다시는 자행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생각이 다르다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어떤 경우에서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이 대표의 무사, 무탈과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 수사기관은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상식도 “이 대표의 조속한 쾌유를 빈다”며 “용의자를 철저히 조사하고 엄벌해 이와 같은 폭력 행위가 다시는 우리 정치와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했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사태는 명백한 정치 테러이고, 일국의 유력한 대권주자이자 제1야당의 당수를 향한 공격에 깊은 분노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 대표 피습과 관련해 3일 오전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이 대표 상태와 당 운영 관련 사항을 공유할 예정이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의총 안내를 통해 의원들에게 “동요하지 마시고, 대표의 쾌유를 비는 발언 이외에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나, 범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 주시길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당 사무총장 명의로 전국 시·도당에 보낸 공문을 통해서도 “예비후보자들의 출판기념회와 의정보고회, 그 밖의 선거 활동이 차분하고 절제된 상황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감독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새해 첫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어떠한 이유에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특히 정치인에 대한 물리적 공격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정치경제연구소 민의 김관옥 소장은 “상대 존재에 대한 이해, 인정이 완전히 사라진 장면에서 증오가 벌어지고, 증오의 단면이 가장 강력한 극단적 형태인 테러로 이어졌다”며 “정치권이 1∼2년 사이에 협치나 대화하는 장면을 국민들이나 지지자들에게 보여준 적이 없다는 점에서 예견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협치는 사라진 지 오래고 분노의 정치만 만연하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당 대 당, 당 내부에서도 정치가 퇴보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평론가는 “총선 이후까지도 이런 일이 이어질 수 있다”며 “과도하게 분노에 의존하는 정치를 줄이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고 발언 수위도 서로 낮추는 방향으로 가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김승환·곽은산 기자, 대전=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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