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내년 1천만명 …"실버노믹스로 생산인구 구멍 메워라"

이희조 기자(love@mk.co.kr),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4. 1. 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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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일자리로 '트리플 5'
"돈 필요해 구직 희망 " 52%
2050년까지 노인 계속 증가
경제활동하는 비중 40% 육박
정부 주도 허드레 알바 넘어
카페 바리스타·시니어 모델…
만족도 높은 일자리 늘려야

◆ 5·5·5 담대한 도전 ◆

"카페로 출근하는 것 자체가 큰 활력이에요. 집에만 있으면 기분이 처지잖아요. 여기 취업하고 싶어서 바리스타 학원을 열심히 다녔답니다."

세종시의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장 '콩카페'에서 근무하는 이선자 씨(66) 얼굴엔 웃음이 마를 날이 없다. 콩카페에서 만 2년을 일했다는 이씨는 일이 몰리는 시간대에도 "집 밖으로 나와 많은 사람을 대하면서 내 실력을 발휘하는 이 일이 좋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카페가 문을 연 2018년부터 일해온 김화자 씨(71)도 "5년이 넘게 일주일에 두 번씩 일했지만 힘들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콩카페는 세종시에서 위탁을 받아 민간기업인 세종시니어클럽이 운영하는 카페다. '만 60세 이상이면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보유한 사람'이 근무 조건이다. 1년에 한 번 직원을 뽑을 때 서류평가, 면접시험, 실기시험을 거치는데 경쟁률은 매번 3대1을 가볍게 넘긴다. 이병문 세종시니어클럽 주임은 "일하면서 욕심이 생겨 라테아트 자격증을 별도로 따는 어르신도 계신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모델로 활동하는 이들도 있다. 최근 방문한 서울 강남구 시니어모델협회 서울본부 연습실에선 시니어 모델들의 워킹 연습이 한창이었다. 하이힐을 신고 걷는데도 꼿꼿한 자세로 흐트러짐이 없다. 시니어모델협회는 모델교육 전문 비영리단체로, 협회 소속 시니어 모델 평균 나이는 60세다. 전업주부로 살다가 자녀의 결혼과 취업으로 여유를 찾고 시니어 모델에 도전한 안명희 씨(61)는 "무대에 설수록 자신감이 들고 멋쟁이가 된다는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빠른 고령화와 보건산업의 발전으로 '일하는 노인'이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노인 일자리는 정부가 주도하는 일자리 사업을 중심으로 생겨났다.

세종시의 시장형 노인일자리 사업장 '콩카페'에서 어르신 직원이 카페라테를 만들며 라테아트를 하고 있다. 세종시니어클럽

하지만 급증하는 고령인구를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민간이 주도적으로 양질의 노인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신체적으로 일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생계 문제 때문에 노동시장으로 내몰리는 노인을 위해 노후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2일 매일경제가 통계청 인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1월 기준 경제활동에 나선 65세 이상 노인은 377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6.8%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체 65세 이상 인구(963만1000명) 10명 중 4명인 39.2%가 취업한 상태거나 구직 중인 셈이다. 노인 경제활동 참가율도 2000년 29.6%에 그쳤지만 2020년 35%를 넘긴 데 이어 이제는 40%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통계청은 최근 '장래인구추계: 2022~2072년'을 발표하면서 내년이면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통계청은 노인 인구가 2050년까지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빠르게 늘어나는 노인 인력을 국가 전반적인 부가가치를 올리는 데 십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이 양질의 노인 일자리 확대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체 조건이 받쳐주지 않는데도 생계를 위해 불가피하게 노동시장에 내몰리는 노인을 위한 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민간이 유연성을 갖춘 노인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풀타임 일자리보다는 노인의 신체 조건에 맞는 시간대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신체·경제적 조건이 여의치 않은 노인들에게 더 많은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몸이 아파도 일을 해야만 하는 노인을 위한 안전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계속 일하기를 희망하는 65∼79세 비율은 전체 중 55.7%로 절반을 넘겼다. 계속 일하고자 하는 이유로는 '생활비에 보탬이 돼서·돈이 필요해서'라는 응답이 52.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희조 기자 /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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