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도권에 국운달렸다" UAE·인도·佛까지 참전

UAE, 국가주도 AI기업 출범
佛, 기업에 국가 데이터 제공
인도, 자국 언어 모델로 개발

미국 오픈AI가 만든 챗GPT가 촉발한 인공지능(AI) 기술 경쟁이 이제는 국가 간 경쟁으로 번지면서 'AI 내셔널리즘(국가주의)'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말 여러 국가가 AI 스타트업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자국 AI 밀어주기에 나섰다.

1일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는 국가가 지원하는 AI 스타트업 'AI71' 출범을 선언했다. UAE 국가 연구기관인 아부다비고급기술연구위원회의 파이살 알바나이는 "우리는 AI71이 오픈AI와 같은 회사들과 세계적으로 경쟁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창립한 지 7개월 된 AI 스타트업 미스트랄은 지난달 11일 4억달러(약 5198억원) 상당의 자금 조달 계획을 발표했다. 미스트랄 관계자들은 이번 자금 조달에 따라 회사가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 상당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서 멘슈 미스트랄 사장은 "프랑스 정부가 국가 데이터 사용에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의 천재 미스트랄은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인도의 신생 AI 스타트업 크루트림은 지난달 15일 인도의 첫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발표했다. 크루트림 창업자인 바비시 아그가르왈은 "챗GPT를 비롯해 영어가 우선순위에 있는 다른 LLM은 인도의 문화·언어·기풍을 담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크루트림이 LLM을 공개하기 일주일 전 인도에서 창립한 지 5개월 된 사밤도 인도 언어 기반 LLM을 만들기 위해 4100만달러(약 533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AI 기술 경쟁이 가장 치열한 두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은 AI 기술 개발에 400억~500억달러(약 52조~66조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에 의존하는 것을 원치 않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6개국이 AI 개발에 투자하기로 약속한 금액은 총 400억달러(약 52조원)에 달한다. 미국은 국내 반도체 생산 능력을 키우기 위해 향후 5년간 500억달러(약 66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중국도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맞서 자국 반도체 공급망을 만드는 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김제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