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없는 버터맥주는 허위광고?

檢, 기획사·대표 불구속기소
식약처 "오인 가능성이 관건"

버터를 원료로 사용한 맥주가 아니면서 버터가 사용된 것처럼 거짓 광고를 한 기획사와 그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은 지난달 29일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뵈르 비어(버터 맥주)'의 기획사 버추어컴퍼니와 이 회사 박용인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2022년 5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편의점 등에서 일명 버터 맥주를 판매하면서 원재료에 버터가 사용되지 않았음에도 '버터 맥주' 'Butter Beer' '버터 베이스' 등 버터가 들어간 문구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홍보 포스터에 광고한 혐의를 받는다. 이 맥주는 한 캔에 6500원으로 일반 맥주보다 비싸지만 당시 하루 3만5000캔씩 팔리며 품절 대란을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맥주에 버터를 넣지 않았으면서 프랑스어로 버터를 의미하는 '뵈르(Beurre)'를 제품명에 넣은 것이 식품표시광고법상 거짓 광고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해 3월 버터 맥주를 기획·판매한 버추어컴퍼니와 제조사인 부루구루, 유통사 GS리테일을 형사 고발했다. 이 중 버추어컴퍼니를 수사한 서울 성동경찰서는 지난해 7월 이 회사를 서울동부지검에 송치했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부루구루를 불기소 처분했고,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11월 GS리테일을 불송치 결정했다.

제조사 측은 "고래밥에도 고래가 없고 붕어빵에도 붕어가 없는데 상표로 사용된다"고 반박해왔다. 하지만 식약처는 이들 제품의 경우 소비자가 버터가 들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버터 맥주와 다르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품명에서 연상되는 단어로 인해 소비자가 오인하거나 혼동할 가능성이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진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