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아동 200회 폭행' 혐의 재활센터 직원, 1심 실형

중앙지법, 40대 女 징역 2년6개월 선고
6개월 동안 213회 폭행…CCTV에 덜미
피고인 소속 병원 법인에는 무죄 선고
法 "병원 측, 발견 3일만에 경찰 신고"

[서울=뉴시스] 한재혁 기자 =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 내 부속 재활센터에서 6개월에 걸쳐 200회가 넘도록 자폐아동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여성이 1심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6단독 이경선 판사는 지난해 11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양벌규정에 따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병원 법인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A씨는 2022년 7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자신이 근무하던 병원의 부속 자폐아동 재활센터에서 총 5명의 자폐아동에게 213회차례 폭행을 가한 혐의 받는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A씨는 잠을 자거나 밥을 먹는 자폐아동들을 의자나 식판 등 도구를 이용해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 아동들의 목을 휘어잡은 뒤 들어 올리거나 입 안에 손수건, 휴지 등을 집어넣는 등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동을 때리고 지나가거나 놀고 있던 아이에게 슬리퍼를 던지는 등 훈육과 무관한 상황에서도 자폐아동을 대상으로 폭력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에서 A씨는 "근무환경이 힘들어서 그랬다"는 취지로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별다른 죄의식 없이 습관적으로 절대적 약자인 피해 아동들을 폭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행위는 피해 아동들을 하나의 존엄한 인격체로 생각하지 않은 처사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근무환경이 힘들다 하더라도 근무를 그만두거나 추가인력을 요청하는 등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며 "(피고인의) 행위에 대한 변명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해아동은 정서적으로 큰 불안을 느끼고 아이들의 부모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이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법원은 병원이 주의 의무를 게을리 했다는 혐의에 대해선 무죄로 봤다. 폐쇄회로(CC)TV 모니터링 중이던 병원 직원이 A씨의 범행을 발견한 뒤 3일만에 A씨를 사직 처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경위를 참작했다.

검찰과 A씨는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낸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saebyeo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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