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참사' 중국, 홍콩에 39년만의 대참패... 패배 이유는 '소림축구'
(MHN스포츠 이솔 기자) 제 버릇 남 못 준다는 말이 있다. 중국이 또 한번 자신들을 상징하는 '소림축구'로 홍콩에게 대역전패를 거두는 기념비적인 역사를 써냈다.
지난 1일 오후 9시(한국시간) 중국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펼쳐진 홍콩과의 친선경기를 1-2로 패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레드카드만 무려 세 장이 나오는 진풍경이 발생한 가운데, 중국은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 두 골을 내리 실점하며 대역전패를 허용했다.
전반은 좋았다. 단 9분만에 공격수 탄룽이 0-0 동점을 깨는 선제골로 앞서갔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는 홍콩의 수비 실수 등이 아닌, 미드필더진부터 시작된 중국의 빌드업을 통한 깔끔한 득점이었다는 후문.
치열한 신경전을 거듭하던 두 팀. 그러나 한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소림 축구'가 시작됐다. 바로 중국 대표팀의 한 선수가 상대와의 볼 경합 도중 부상을 입은 것이다. 일부 매체는 이를 왕추밍으로 보도하기도 하고, 일부 매체는 이를 주장인 우시로 보도하기도 했다. 경기가 비공개였던 관계로 정확히 어떤 선수가 어디에 부상을 입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도 퇴장 등의 조치가 주어지지 않자, 중국 대표팀은 격분했다. 공교롭게도 상대 선수에 대한 분노 뿐만 아니라, 심판에 대한 분노도 있었다.
후반 들어 본격적인 '소림축구'가 개시됐다. 감정선을 추스리지 못한 중국의 진영에 균열이 났고, 푼푸이힌이 후반 9분만에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했다. 정황 상 푼푸이힌의 득점 과정에 불만을 품은 미드필더 왕샹위안이 심판에게 격하게 항의했고, 심판은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꺼내들 수 밖에 없었다. 경기 속행을 위해서였다. 중국 현지에서는 이와 같은 항의가 일상이지만, 국제전은 다를 수 밖에 없었다.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한 중국을 상대로 푼푸이힌은 단 5분 뒤인 후반 14분 역전골을 만들어냈다. 분노한 중국 대표팀의 코치는 마찬가지로 심판에게 항의하다 퇴장당하며 가뜩이나 격한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항의 이유는 '판정의 공정성' 때문으로 보인다. 전반 중국의 미드필더가 부상당한 상황에서는 별다른 판정이 주어지지 않았으나, 이에 분노한 중국 대표팀 선수들이 '위험한 행동'을 하는 상황에서는 구두 경고와 카드가 주어진 것이 그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된다.
특히 홍콩이 자신들의 패널티 박스 안에서 반칙성 플레이를 펼쳤음에도 반칙이 주어지지 않은 것이 항의 요인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결국 중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또 한번 소림축구를 시전했다. 후반 27분에는 우샤오충이 퇴장당했다. 현지 매체들은 '머리를 가격했다'는 설명을 전했다.
다만, 해당 경기 영상을 게시한 미상의 관계자는 '발로 머리를 쳤(찼)다'는 내용의 웨이보 글을 게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머리 오른쪽 부분을 감싸 쥐고 엎드려 있었던 홍콩 선수의 모습을 볼 때, 볼 경합 과정에서 '쿵푸 킥'으로 알려진, 발로 상대의 머리를 가격하는 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경기는 추가득점 없이 마무리됐다. 중국은 39년 전인 1985년 5월 19일, 홍콩 대표팀에 1-2로 패했던 '519 참사' 이후 또 한번 홍콩에게 패배하는 대굴욕을 겪은 데 이어, 또 한번 국가대표 경기에서 '소림 축구'를 선보이는 추태를 부렸다.
오죽하면 이날 두 골을 득점한 홍콩 선수인 푼푸이힌은 경기 종료 후 SNS를 통해 '중국이 소림 정신(소림축구)을 발휘해 세 장의 레드카드를 받았다'라며 상대인 중국 대표팀을 비꼬는 게시글을 올릴 정도였다.
한 축구팬은 "이제 더 퇴보할 곳이 남았나 싶다. 대표팀은 베트남에게도, 홍콩에게도 연이어 패했다. 현실적으로 차근차근 따라가야 한다. 대약진은 실패만을 거듭할 뿐이다"라며 중국 축구의 현실을 자조적으로 돌아보기도 했다.
충격의 2연패를 당한 중국은 오는 13일 타지키스탄과의 아시안컵 경기로 돌아올 예정이다. 중국의 목표는 '8강 진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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