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노린 흉기 테러...총선 앞두고 '동정론' 커지나
총선을 99일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부산에서 괴한으로부터 흉기 습격을 받으면서 이번 테러가 민심의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2일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가 있는 부산 강서구 대항 전망대를 방문해 신공항 사업 관련 현안을 점검한 뒤 차량으로 이동하던 도중 흉기를 가진 남성으로부터 목 부위를 공격받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대표는 의식이 있는 상태로 부산대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경정맥 부위 손상과 다량 출혈이 우려된다는 진단에 따라 응급 처치 후 수술을 위해 곧장 헬기로 서울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사람이 다친 문제를 갖고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어려운 점이 있고 상황이 엄중하다"면서도 "당 외부에서는 동정론이 일 수도, 당 내부에서는 지지층이 결집이 될 수도 있겠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민주당에서는 현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했고 당내 혁신계를 자처하는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은 이 대표를 향해 2선 후퇴 후 통합비상대책위원회(통합비대위) 구성을 요구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습격을 받은 만큼 당분간 당의 '원심력'이 약화될 수 있단 뜻이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 움직임을 예정보다 좀 더 늦추거나 통합비대위 구성 압박이 당분간 잦아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에 "중요한 것은 백주대낮의 테러는 결코 용납못하는 행위라는 점"이라고 전제한 뒤 "경찰 조사가 진행돼 봐야 알겠지만 피의자가 어떤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따라 총선에 끼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피의자가 정치적으로 이 대표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면 이 대표에 대한 동정론이 제기되고, 이 대표와 민주당의 지지층이 결집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평론가는 "만약 피의자가 어느 당에도 소속되지 않은 인사이면서 '묻지마 흉기 난동'처럼 범행 동기도 불분명하다면 이 대표에 대한 동정 여론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총선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이라 본다"고 했다.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 대표의 재판 일정도 늦춰질 수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에 대해 진행 중인 재판은 △대장동·위례 신도시·백현동 개발 특혜·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사건 △위증교사 의혹 사건 등 크게 3가지가 진행중이다. 사건이 비교적 단순한 위증교사 의혹 사건은 총선 전에 1심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이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한편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들에 보낸 공지를 통해 "대표님 쾌유를 비는 발언 이외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나 범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가 유세 중 습격을 당한 사례로는 2006년 5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대표, 2022년 3월 송영길 당시 민주당 대표 등이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시 한나라당 대표로서 5.31 지방선거에 나선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 후보의 지원 유세 중 50대 지모씨가 휘두른 커터칼에 오른쪽 뺨이 11cm 가량 베이는 자상을 입었다. 선거를 열흘 앞두고 벌어진 일이었다.
박 전 대통령이 봉합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측근들에 "대전은요"라고 물은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사건으로 한나라당에 불리했던 민심이 바뀐 것이 오 시장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지 씨는 전과 8범으로 박 전 대통령 이전에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폭행 테러를 저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는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70대 남성 유튜버 표모씨가 휘두른 망치에 머리를 습격당했다. 송 전 대표는 당시 긴급 봉합 시술을 받고 하루 만에 퇴원, 선거 운동에 재동참했다. 송 전 대표의 '붕대 투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당시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에 0.74%포인트(p) 표차로 졌다. 표 씨는 이후 특수상해 등 혐의를 받아 구속됐으며 수감 중 극단적 선택을 해 사망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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