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포스코 표대결땐…GIC·일본제철 '캐스팅보트' 주목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4. 1. 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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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국민연금 6.7%
최정우 회장 연임 반대 속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지분 4.7%로 2대주주 부상
일본제철도 3% 이상 보유
美 ADR 의결권 행사 가능
차기 회장 선출하는 주총서
국민연금과 함께 영향력 행사

포스코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주요 지분 투자자 중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을 제외하고 싱가포르투자청(GIC), 일본제철(닛폰스틸)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주주총회 때 차기 회장 선임 안건과 관련해 '표 대결'이 발생하면 이 세 기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 기준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지분율 6.7%)을 제외하고 싱가포르투자청과 일본제철이 포스코홀딩스 지분을 3% 이상씩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투자청이 약 4.7%, 일본제철은 약 3.4%의 포스코홀딩스 지분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세 기관투자자의 추정 합산 지분율은 약 15%다.

특히 싱가포르투자청은 지속적으로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모아온 기관투자자다. 2020년 1.9%에 불과했던 싱가포르투자청 지분율은 2021년 3.3%, 2022년 3.9% 등으로 꾸준히 확대돼 왔다.

포스코홀딩스 지분 5% 이하인 주요 기관투자자가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2년 포스코홀딩스 지분을 5% 이상 보유했던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펀드를 통한 간접 보유 물량을 줄이며 지분을 대거 낮춘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지분 5% 이상 공시 대상이 아닌 주주 명부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포스코홀딩스 소액주주 지분율은 75.5%다. 지분 1% 이하 기관투자자 보유 주식 수는 일반 개인투자자 물량과 함께 이 소액주주 지분율에 묶여 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김태현 이사장이 지난달 28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포스코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대해 "공정하지 못하다"고 제동을 걸면서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포스코와 국민연금 간 의견이 평행선을 달린다면 포스코 측으로선 우호 지분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 발행 주식 중에는 자기주식 비중이 10.3%에 달한다. 여기에 우리사주조합 물량이 1.9% 있다. 다만 자기주식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우리사주조합은 조합 대표자가 조합원 위임을 받아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사실상 지분율을 고려할 때 주주총회에서 '캐스팅보트' 후보군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을 비롯해 싱가포르투자청, 일본제철 3곳인 셈이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선택도 표심에 중요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본제철은 전통적으로 포스코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제휴 관계를 유지했던 기업으로 우군 포지션이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과 유사한 기관투자자인 싱가포르투자청 '표심'이 올해 주주총회 때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싱가포르를 방문해 싱가포르투자청 투자 책임자들을 만나 경영 성과, 지배구조, 주주환원정책 등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포스코홀딩스 주식은 미국 증시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 형태로 상장돼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해당 지분 보유자도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ADR의 의결권 반영 비중은 한국 보통주의 4분의 1이다.

현재 포스코홀딩스 ADR 물량(472만5772주)을 한국 보통주 비율로 따진다면 약 5%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ADR 보유자가 갖는 셈이다. 다만 ADR의 경우 국민연금, 싱가포르투자청, 일본제철처럼 대거 주식을 보유한 '큰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지분 1% 이하를 보유한 기관투자자들도 있다. 지오드캐피탈(0.5%), GQG파트너스(0.5%), 피델리티 매니지먼트&리서치(0.3%)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도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들 기관투자자는 자사가 운용 중인 펀드를 통해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간접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식을 펀드를 통해 갖고 있더라도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는 가능하다.

포스코홀딩스 지분을 보유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보유 지분은 대부분 펀드 물량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본사에서 리서치 인력이 한국을 방문해 시장 조사를 진행하는 등 의결권 행사는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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