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 신년 키워드 … 성과·실행·고객
올해 '탈통신' 경영 박차
AI·디지털 플랫폼 강화
SKT '실사구시'·KT '혁신'
LG유플 '고객경험'에 방점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가 갑진년 신년사를 통해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등 대외적 위기 속에서도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X)이라는 돌파 전략을 내놨다. 각 사가 처한 환경에 따라 SK텔레콤은 '결과', KT는 '실행', LG유플러스는 '고객'에 방점을 찍었다.
2일 이동통신 3사 CEO는 급변하는 경제 환경과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해법을 내놓는 신년 메시지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올해의 포부와 목표를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전사 구성원을 상대로 보낸 신년사에서 "올해를 '실사구시(實事求是·사실에 입각해 진리를 탐구하려는 태도)'의 자세로 '글로벌 AI 컴퍼니'로 성과를 거두는 한 해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2021년 말 취임한 후 첫 신년사였던 2022년에는 10년을 준비하는 한 해를 강조했고, 지난해는 AI 컴퍼니로서의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는 속도감과 혁신의 결실 가시화 등 구체적인 성과를 내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이 같은 배경에는 '미래 먹거리'를 육성하는 데 힘을 쏟았지만 AI 분야 등 신사업의 경우 아직 수익모델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절박함이 묻어나온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2월 팀장급을 일부 줄이는 등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특히 유 사장은 수익·비용·자산 구조를 재정비하고, 조직문화와 관리체계 등 운영 시스템도 글로벌 AI 컴퍼니 비전에 맞게 개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2024년은 창사 40주년을 맞는 의미 있는 해이지만, (회사를) 둘러싼 환경은 지금까지 겪어왔던 것보다 더 험난한 길이 될 수도 있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혁신을 이끈 1등 DNA로 위기를 넘을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KT 대표로 첫 새해를 맞이한 김영섭 KT 사장은 신년사에서 과감한 실행을 주문했다. 지난해 경영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수습한 뒤 조직 추스르기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ICT 전문 기업으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는 방향성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정보기술(IT) 전문성을 강화해 과거 CT(통신사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뛰어넘어 ICT 전문 기업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공감대 또한 충분히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4개월을 돌아보며 김 사장은 "전체 임직원에게 지난해 11월 단행한 조직·인사 개편 이후 KT가 고객의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드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거듭나고자 성장을 위한 혁신의 출발선에 섰다"고 평가했다. 그는 "KT의 핵심가치인 고객, 역량, 실질, 화합을 기반으로 임직원이 함께 혁신하고 함께 성장하며 함께 보람을 나눌 수 있도록 힘차게 도전하자"고 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올해도 고객 중심을 강조하고 나섰다. 2021년 '찐팬' 전략을 시작으로 2022년과 지난해 '빼어난 고객경험(CX)'을 핵심 키워드로 강조했고, 올해도 'CX, DX, 플랫폼'으로 구성된 3대 전략을 제시하면서 고객을 가장 중심에 뒀다. 황 사장은 "이 3대 전략을 얼마나 더 거세고 빠르게 추진할 것인가가 회사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 지원 방안으로 1년 동안 유심 카드 무료 교체 서비스를 진행해 왔다. 확인된 유출 정보로는 유심 복제가 불가능하지만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무료 교체를 지원하는 등 고객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황 사장은 "혁신을 가속하기 위해 통신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AI·데이터(Data) 사업을 확대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세부 계획을 제시했다. 아울러 플랫폼 사업의 질적·양적 성장을 위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는 물론 기업 간 거래(B2B) 분야로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편 윤풍영 SK C&C 사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미래 성장 사업과 BM(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해 4대 디지털 혁신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수확하겠다"며 올해를 능동적 성장을 추진하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SK C&C가 추진 중인 4대 디지털 혁신 사업은 디지털 팩토리, 생성형 AI, 디지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클라우드 사업이다. LG헬로비전은 4년 만에 대면 시무식을 열었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는 "알뜰폰과 렌탈을 넘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신사업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철저한 체질 개선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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