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초응급까지 가진 않은 듯"…흉기 찔린 '경정맥'은 어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흉기 습격으로 목의 정맥(경정맥)에 열상을 입은 가운데 '출혈'과 '혈종'이란 치명적 위협은 넘겼을 것이란 전문의 소견이 나왔다.
2일 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강형구 교수는 "경정맥이 손상당했을 때 출혈을 멎게 하는 처치(지혈)가 최우선이지만, 이때 압박을 너무 세게 해 피가 연부조직으로 새 나가면 크게 덩어리질 수 있는데 이 덩어리(혈종)가 기도를 막을 수 있다"며 "경정맥이 손상당했는데 헬기를 타고 서울까지 이송할 정도라면 초응급까지 가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7분쯤 부산 일정을 소화하던 중 괴한의 습격을 받았다. 60~7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내가 이재명'이라고 쓴 왕관을 쓰고 접근해 "사인해달라"고 요청한 뒤 흉기로 이 대표의 목 부위를 찔렀다. 이 대표는 오전 11시 16분께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돼 검사와 응급 처치를 받은 후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까지 헬기로 이송됐고, 오후 3시22분쯤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도착했다. 서울대병원은 곧 이 대표와 관련된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정보는 그가 목 부위의 경정맥에 1.5㎝가량 열상을 입었다는 사실이다. 경정맥은 폭 8㎜~1㎝의 혈관으로, 피부가 얇은 사람은 1㎝ 깊이에 경정맥이 있다. 경정맥 바로 뒤쪽에 경동맥(폭 4~5㎜)이 있다.
강형구 교수에 따르면 경동맥 손상 후 지혈로 목 밖으로 피가 새 나가는 건 막더라도 혈종으로 기도가 막히면 호흡부전이 생길 수 있는데,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이에 따라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혈종이 생겨 기도가 좁아지면 숨을 쉬기 어려워지는데, 환자의 출혈 양상에 따라 빠르면 사고 발생 30분 이내, 늦어도 3시간 이내 혈종으로 인한 기도 폐쇄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럴 때는 목 부위를 빨리 열고 수술적 치료를 통해 혈종을 제거하고, 혈관을 봉합해 내부 출혈을 막아야 한다.
혈종이 생겼거나 이에 따라 기도가 막히는 경우는 병원에서 '초응급'으로 다루고, 바로 치료해야 한다. 이비인후과나 외과 의사 중 혈관 담당이라면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 초응급까지는 아니라면 치료 시간을 벌 수 있다.
이재명 대표가 부산대병원에서 기본 처치만 받고, 헬기를 탄 채 서울로 이송됐을 정도면 상태는 어느 정도인 걸까. 강형구 교수는 "환자 상태가 심각했다면 헬기로 가는 도중 큰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며 "부산대병원 의료진이, 초응급은 아니라고 판단해 서울 이송에 동의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맨눈으로 볼 때 목 부위 출혈이 멎었더라도 목에 열상이 났다면 반드시 병원에서 검사·치료받아야 한다. 목 내부에 출혈·감염이 생겼을 가능성 때문이다. 만약 경정맥 감염으로 인해 종격동(내부 장기가 모인 곳)에 염증이 생기면(중격동염) 치명적이다. 급성 종격동염은 드물게 발생하지만, 일단 발생하면 치사율이 75% 정도에 이른다.
목에 열상을 입었다면 수건·거즈 등으로 압박해 눈에 보이는 피부터 멈추게 해야 한다. 하지만 피가 멈췄다고 해서 병원에 가지 않으면 안 된다. 강 교수는 "목은 다른 부위보다 피부가 얇고 큰 혈관, 큰 신경이 가까워 내부 장기·혈관에 손상이 있을 수 있다"며 "무조건 병원에 가서 검사·치료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동맥이 손상당하면 경정맥보다 더 치명적이다. 동맥은 압력이 높아 지혈이 어렵고, 피가 콸콸 쏟아지는 게 특징이다. 동맥 손상 시 정맥 손상 때보다 혈종이 생길 위험이 더 크다.
119 구급대원을 기다리는 동안 환자의 자세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심장보다 머리를 살짝 높게 한 채로 압박하는 게 권고된다. 강 교수는 "환자를 지혈하기 위해 압박을 너무 세게 하면 안쪽에 혈종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며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 처치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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