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첫 경선, ‘트럼프 집토끼’ 쟁탈전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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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첫 대선 후보 경선이 레이스를 독주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토끼(지지자)' 쟁탈전으로 뜨겁다.
1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아이오와주 워털루 유세에서 "TV로 경선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안일한 자세를 갖지 말라"며 지지자들을 상대로 경선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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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샌티스·헤일리 “당선 시 트럼프 사면”
트럼프 “격차 크다 방심 금물” 지지층 단속
미국 공화당의 첫 대선 후보 경선이 레이스를 독주 중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토끼(지지자)’ 쟁탈전으로 뜨겁다. ‘집권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사면하겠다’는 2위권 추격자들의 약속은 트럼프 집토끼를 안심시킨 뒤 빼내 오려는 전략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두려운 것은 ‘변심’이 아니라 ‘방심’이다. 확실히 승리하려면 절대 기권해서는 안 된다며 지지층 단속에 나섰다.
승부의 열쇠 ‘트럼프 팬덤’
명분은 ‘국익’이었다.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州) 플리머스 유세에서 “트럼프가 유죄 판결을 받으면 그를 사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도자는 최선의 국익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며 “최선의 국익은 80세 노인을 감옥에 가둬 우리나라를 계속 분열시키는 게 아니라 그를 용서해 우리가 한 국가로서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그에 대해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의 메시지도 흡사하다. “거의 80세인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는 것은 국가에 이롭지 않다”며 일찌감치 트럼프 사면론을 제기한 그는 같은 달 29일 아이오와주 엘케이더 유세에서 “우리가 한 국가로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라는 같은 논리로 전날 헤일리 전 대사 공약을 반복했다.
둘은 처지도 비슷하다. 현재 공화당 후보 지지율 경쟁 구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도적 우세다. 15일 첫 경선이 치러지는 아이오와주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8~15일 실시된 CBS뉴스와 유고브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 58%, 디샌티스 주지사 22%, 헤일리 전 대사 13% 순이다.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 뒤집기가 물 건너 갈 수 있는 위기다.
그러나 저학력·저소득층 백인 노동자 기반 트럼프 팬덤(열광적 지지자 집단)이 워낙 탄탄하다. 당장 일부라도 끌어올 수 있으면 다행이지만 힘들면 자신에게 등 돌리지 않도록 관리하며 후일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두 후보가) 자신을 전직 대통령과 차별화하며, 경선 승부의 열쇠를 쥐고 있는 트럼프 지지층의 환심도 사려 하는 ‘정치적 줄타기’를 몇 개월간 해 왔다”고 지난달 31일 평가했다.
압승 위한 ‘강력한 마무리’
아직 마음도 얻지 못한 경쟁자들보다야 낫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도 마냥 여유만만한 것은 아니다. 1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아이오와주 워털루 유세에서 “TV로 경선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안일한 자세를 갖지 말라”며 지지자들을 상대로 경선 참여를 독려했다.
실제 트럼프 캠프는 요즘 분주하다. 경선 당일 집토끼들이 투표장에 나타나도록 견인하기 위해서다. 이는 ‘코커스’라는 아이오와의 경선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 일단 참여부터 까다롭다. 당원으로 등록하지 않으면 한 표를 행사할 수 없다. 게다가 정해진 시간(당일 오후 7시)까지 정해진 장소에 도착해 각 후보 지지자의 연설을 들은 뒤 자기 투표를 마칠 때까지 자리를 지켜야 한다. 여간 품이 드는 일이 아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2016년 당시 지지율을 득표율로 연결하는 일에 소홀했다가 2위로 내려앉아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를 망친 기억이 있다. 쓴맛을 다시 보지 않으려 이번에 기울이는 대표적인 노력이 ‘코커스 캡틴’ 모집이다. 코커스 당일 현장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연설을 하고 그때까지 트럼프를 찍을 지지자를 모으는 게 이들 역할인데, 7월 위스콘신주 밀워키 전당대회 때 트럼프를 만날 수 있는 기회 등을 캠프가 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NYT는 “이번에는 트럼프 캠프가 강력한 마무리로 조기 경선 승리를 위한 압승 기반을 닦으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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