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층 위아래로 ‘출렁’여야 생기는 지진해일…기후변화로 더 위험
새해 첫날부터 동해안에 최대 약 85㎝ 높이 파도를 보낸 지진 해일은 단층이 ‘위아래’로 움직일 때 생긴다. 따라서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오르면 위험은 더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지진해일은 일반적으로 바다 밑에서 지진과 같은 지각변동, 화산과 같은 해저 사태가 발생할 때 생긴다.
지진을 만드는 단층 운동 중에서도 ‘수직 운동’이 포함된 정단층·역단층에서 대형 지진해일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수평 운동이 위주인 주향이동 단층에서는 대형 지진 해일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 대표적 사례가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를 덮쳤던 지진해일이다. 당시 규모 9.0 지진이 발생할 때는 땅이 수직·수평 방향 모두로 움직였고, 대형 지진해일이 생겼다. 반면 2005년 3월에는 규모 8.7 지진이 일어났지만, 단층이 수평으로 움직여 대형 지진해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https://www.khan.co.kr/environment/climate/article/202401021617001
지진해일은 지진 발생 지역에서 수천 ㎞까지 전달되기도 한다. 1960년에는 페루 인근 바다에서 지진이 발생해, 약 1만4500㎞ 떨어진 일본에까지 피해를 줬다. 남태평양 섬나라인 통가 부근 해저 화산이 폭발했는데 일본에서 지진해일이 발생한 적도 있다.
지진해일의 파장은 심해에서는 수십~수백km 정도로 매우 길다. 파장은 주기가 짧으면 에너지가 더 빨리 줄어들고, 길면 에너지가 덜 줄어든다. 파장이 길면 해안선 부근에서 속도가 느려져도 파고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
https://www.khan.co.kr/environment/climate/article/202401021648011
한국의 지진해일은 일본 인근에서 발생하는 대형 지진에 의한 사례가 대다수다. 서해에서는 지진이 발생해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수평 방향으로 이동하는 주향이동 단층이 많다. 동쪽의 더 먼 바다에서는 지진이 발생해도 일본이 방파제 역할을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지진 해일의 위험도 커질 수 있다. 같은 크기의 지진이라도 해수면 자체가 올라가 있으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지구물리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어스 퓨처’에 2021년 실린 ‘기후변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을 이용한 비정지 확률론적 지진해일 위험성 평가’ 연구를 보면, 100년 빈도로 볼 때 지진 해일 위험이 지역에 따라 5~8배 늘어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역사적으로 한국에서 흔들림과 지질 해일이 같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가까운 동해에서 지진이 나서 지진 해일이 들어왔다는 의미”라며 “20~30분 안에 지진 해일에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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