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서쪽에 강진 발생하면 강원 동해안 남부엔 3.5m 지진해일 가능성
한국에서 지진해일이 가장 높은 파고로, 장시간 영향을 미치는 곳은 대체로 강원도와 경북 동해안이다. 그중에서도 삼척 등 강원 동해안 남부 지역은 지진해일의 에너지가 집중되는 곳으로 꼽힌다. 기상청은 관측망을 추가로 확보해, 지진 해일 예보 정확성을 높일 계획이다.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와 미국 버지니아공대 토목환경공학과 연구진이 2018년 4월 한국방재학회지에 게재한 ‘지진해일 시나리오 DB에 기반한 동해안 지진해일 위험 지역 분류’ 논문을 보면 일본 서안 근해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하면 강원 동해안 남부지역에는 약 3.5m 수준의 지진해일이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 같은 규모의 지진에서 경북 북부에 도달하는 지진해일의 높이 역시 2.0m를 넘었다. 지난 1일 일본 이치카와현 지진으로 인한 지진해일의 파고가 가장 높았던 동해시 묵호항 역시 강원 동해안 남부 지역에 속한다.
https://www.khan.co.kr/environment/climate/article/202401021617001
연구진은 강원 동해안 남부지역에 도달하는 지진해일의 파고가 0.5m 이상이 되는 일본의 지진 규모를 7.0으로 분석했다. 0.5m는 국내 지진해일주의보 발령 기준이다. 지진해일경보는 1.0m 이상의 지진해일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일본의 지진 규모가 7.4를 초과하면 경북 동해안 남부와 울산을 제외한 동해안 모든 지역의 최대 파고가 지진해일경보 기준을 넘어서는 1.0m 이상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이 이 같은 자료를 토대로 유사시 지진해일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한 지역은 삼척 임원항이다. 임원항에서는 1983년 지진해일 때 인명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일본 서안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은 대화퇴를 거치며 굴절돼 동해안의 일부 지점에 에너지가 집중, 높은 파고를 유발한다”며 “에너지가 집중되는 임원 부근은 다른 지역에 비해 파고가 높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는 야마토타이라고 부르는 대화퇴는 동해 중부에 있는 해저고원을 말한다. 연구진은 “규모 7.0 이상, 특히 7.4 이상 지진 발생 시에는 주의가 필요하며 지진해일 발생 시 임원 부근에 대한 중점 관측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건설기술연구원 등이 2017년 한국지진공학회 논문집에 게재한 논문에서도 임원항에는 최대 3m가 넘는 지진해일이 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와 바로 붙어있는 지역 외에도 주택가가 있는 지역에도 0.3~2.0m의 파고가 덮쳐올 가능성이 있었다.
지진해일 피해 가능성이 있지만 임원항을 비롯한 작은 어항들은 그대로 위험에 노출돼 있다. 강원 삼척항에만 1.0m 이상 지진해일 발생 시 수문을 내릴 수 있는 침수 방지 시설이 마련돼 있다. 일부 지역에는 대피소조차 제대로 지정돼 있지 않았다. 대피 안내도 역시 어업 종사자들이 일하는 곳에만 있어 관광객들이 보기 어렵다.
https://www.khan.co.kr/environment/environment-general/article/202401021659001
일본 인근에서 지진이 발생하면 지진 분석 정보는 일본 것을 사용하되, 지진 해일 발생과 한반도 영향은 한국 기상청이 예보한다. 지진 해일 규모를 빠르게 예보하기 위해서 기상청은 사전에 만들어둔 모의 예측 결과를 참고한다. 기상청은 지진이 자주 발생한 일본 서쪽 지역은 상대적으로 조밀하게, 적었던 곳은 성글게 격자망을 구성해서 5600개 지점에서 지진 규모 0~9까지, 지진 발생 깊이 10~600㎞까지 9개 깊이로 나누어 약 59만개의 사례를 구성해뒀다.
지형의 영향이 없다면 파동은 사방으로 고르게 퍼져나가겠지만, 해저 지형의 영향으로 해일이 굴절될 수 있다. 기상청은 연구를 통해 해일이 가장 많이 지나가게 되는 길목이 울릉도 북동쪽 지역임을 밝혀냈다. 기상청은 향후 해상에 추가 관측망을 설치하고 지진 해일이 도달하기 1~2시간 이전에 실제 관측 결과로 해일 규모를 예측할 계획이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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