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동대구역에서 정치 결심···대구는 내 정치적 출생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대구를 찾아 “대구·경북은 우리의 기둥”이라며 “대구는 내 정치적 출생지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보수 성향이 가장 강한 대구·경북 지역에서부터 지지세를 굳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이날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당 대구시당·경북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적지 않은 분들이 내게 국민의힘이 대구·경북에 정체되거나 매몰되면 안된다고 충고한다”며 “난 그렇게 생각 안 한다. 대구·경북은 우리 당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정말 어려울 때 끝까지 지켜준 우리의 기둥”이라고 추켜세웠다.
한 위원장은 이어 “6·25 전쟁 때 다부동 전투에서 우리나라를 지킨 것처럼”이라고 부연했다. 국군이 1950년 8월3일 경북 칠곡에서 벌어진 다부동 전투 승리로 낙동강 전선을 지키고 인천상륙작전과 서울 수복을 했던 것처럼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총선 열세를 뒤집을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대구·경북의 우리 당 지지와 응원은 당연한 게 아니라 고마운 것”이라며 “내가 더 잘하겠다. 대구·경북이 응원할 때 자랑스럽고 신이 나게 해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11월17일 동대구역에서 시민들과 만난 일을 떠올리며 “이런 동료시민이자 생활인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나서야겠다고 그 자리에서 결심했다”면서 “대구는 내 정치적 출생지 같은 곳”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그날 법무부 장관으로 대구를 방문했다가 동대구역에서 대구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누면서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 시간을 3시간 미룬 일이 있었는데, 그때 정치를 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그는 “언제든 초심이 흔들릴 때 11월 17일밤 동대구역 시민들을 생각하겠다”고 했다. 이날 신년인사회엔 당직자와 지지자 등 1000여명이 모여 북새통을 이뤘다.
한 위원장은 앞서 이날 오전엔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참석했다. 그는 “대전은 우리의 중심이고 우리 당에게 역전승의 상징 같은 곳이라 먼저 인사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충청 지역 지지를 바탕으로 대선에서 승리했음을 반추하며, 총선에서도 판세를 뒤집어 역전승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한 위원장은 “이 당에 들어온 지 며칠 안 됐는데, 우리가 질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 상대조차도 우리가 더 상식적이라는 것을 속으로 인정할 것”이라면서 “필요한 것은 용기와 헌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의 자산과 보배들에게 필요한 헌신을 요구하겠다”며 현역 의원들에게 불출마·험지 출마를 요구할 것임을 예고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대전에서 국립대전현충원, 대구에서 국립신암선열공원을 각각 찾아 순국 선열을 추모했다. 대전현충원에서 해병대 전국연대 예비역들이 지난해 수해 복구 도중 사망한 해병대 채모 상병 묘역에 들렀다 가라고 요청하면서 한 위원장 지지자들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오는 4일 광주·충북, 5일 경기도, 8일 강원도 등 전국을 도는 행보를 이어간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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