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피의자 10년 이상 중형 가능성···경찰 "요인 보호팀 상시가동"

천민아 기자 2024. 1. 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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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방문 도중 흉기 피습을 당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주한 미국대사 등 유력 인사를 공격했던 피의자들이 중형을 선고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도청별로 '주요인사 전담보호팀'을 지정해 상시 가동하고, 당 대표 등 주요인사 일정 때 당쪽과 안전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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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18cm 흉기로 급소인 목 노려
‘주한 대사 사건’ 피의자 징역 12년
‘박근혜 면도칼’ 공갈미수만으로 중형
총선 전 정치인 테러 대응 강화 목소리
검·경, 특별수사팀·수사본부 설치 대응
경찰, 주요인사 전담보호팀 상시 가동
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방문 도중 흉기 피습을 당한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과 주한 미국대사 등 유력 인사를 공격했던 피의자들이 중형을 선고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나온 판례를 감안할 때 이 대표 피의자는 살인미수 혐의로 최소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

2일 경찰은 이날 이 대표에 흉기를 휘두른 60대 남성 A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살인미수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고의성’ 여부를 규명하는 게 관건인데, A씨가 휘두른 흉기 종류와 공격 부위 등을 종합하면 이 대표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볼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A씨는 총 길이 18cm의 흉기로 급소인 목을 노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도 이 대표를 죽이겠다는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벌어진 비슷한 사건인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사건’의 피의자는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범행도구인 과도의 크기와 찌른 수법, 부위와 반복성 등을 감안해 미필적으로나마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보고 살인미수죄를 인정한 바 있다.

‘2006년 박근혜 커터칼 사건’의 피의자 지모씨는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직선거법 위반과 공갈 미수 혐의만으로 징역 10년을 선고 받았다.

계획범죄 정황이 확인되는 부분도 가중처벌 요소다. A씨는 이 대표를 공격할 때와 같은 왕관 모양의 띠를 두르고 지난달 13일에도 간담회를 마치고 나오는 이 대표를 기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송영길 전 대표가 흉기로 머리를 가격 당한 사건도 벌어졌는데 피의자인 유튜버 B씨는 첫 재판일 전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송 전 대표는 서울 신촌에서 이재명 대선후보 지원유세를 하던 중 B씨에 후두부를 3회 이상 가격 당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2일 오후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앞에서 이재명 대표 피습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경은 즉각 특별수사팀과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철저한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부산지검에 이 대표의 피습 사건을 담당할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철저히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이 총장은 또 전국 검찰청에 22대 총선과 관련해 폭력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철저히 대비하고 정치적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엄단하도록 지시했다.

경찰 역시 사건 발생 직후 부산경찰청에 수사본부를 설치하고 사건 경위와 범행 동기, 배후 유무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유사 사례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주요 인사에 대한 신변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건 당시 경찰관 50여 명이 주변에 배치돼 있었음에도 범죄가 발생하면서 ‘정치인 테러’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대표는 법적으로 경호 대상에 속하지 않아 피습 당시 경찰 보호를 받지 못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경찰의 상시 경호를 받을 수 있는 인사는 대통령과 국무총리, 국회의장 등 5∼6명 정도에 불과하다. 다만 경찰청 훈령의 ‘요인보호규칙’에 따라 주요 인사는 테러·납치 등으로 국가안전보장에 중대한 침해가 우려될 때 경호를 받을 수 있다. 경호 범위가 제한적이고 모호한 만큼 유력인사의 피습 때마다 이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도청별로 ‘주요인사 전담보호팀’을 지정해 상시 가동하고, 당 대표 등 주요인사 일정 때 당쪽과 안전대책을 수립할 수 있는 핫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4월 총선이 임박한 만큼 경호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경찰은 선거 유세 시작되면 내부적으로 훈련 전문 지식을 갖춘 전문가들을 섭외해 경호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민아 기자 mina@sedaily.com 천민아 기자 mi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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