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흉기 피습···여야 “있어선 안 될 테러 행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을 방문하던 중 흉기에 찔리는 습격을 당했다.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후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응급 수술을 받았다. 경찰은 흉기를 휘두른 60대 남성 김모씨를 현장에서 검거해 살인미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이 남성은 ‘이 대표를 죽이려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정치권은 일제히 “있어서는 안 될 테러”라고 규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7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하던 중 한 6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왼쪽 목을 찔려 쓰러졌다. 이 대표는 의식은 있지만 출혈이 심한 상태였고 곧바로 부산대병원 외상센터로 실려 갔다.
이 대표를 공격한 남성은 ‘내가 이재명’이라고 적힌 종이 왕관을 쓰고 이 대표에게 “사인해달라”며 접근했다. 이어 준비한 흉기를 상의 재킷에서 꺼내 이 대표의 목 부위를 찔렀다. 이 대표를 습격한 남성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대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헬기에 실려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뒤 응급수술을 받았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수술이 끝난 직후 오후 7시40분쯤 브리핑에서 “수술명은 혈전 제거를 포함한 혈관 재건술”이라며 “내경정맥 손상이 확인됐고 정맥에서 흘러나온 혈전이 예상보다 많아서 관을 삽입하는 수술이 시행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수술 직후 중환자실로 옮겨져 회복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대표의 피습 직후 “경찰 등 관계 당국이 신속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이 대표의 빠른 병원 이송과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부산경찰청에 수사본부를 설치했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이날 부산지검에 이 대표의 피습 사건을 담당할 특별수사팀을 구성하고 철저히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표를 습격한 피의자는 충남에 거주하는 60대 김모씨로 밝혀졌다. 김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이 대표를 죽이려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흉기는 지난해 인터넷에서 미리 구입했다고 말했다. 김씨가 어느 정당 소속 당원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부산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김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부산과 서울에서 각각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태 수습 방안을 의논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긴급 최고위원회 브리핑을 통해 “야만적인 테러와 어떠한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며 “민주당 지도부는 차질없이 당무를 집행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3일 비상 의원총회를 열기로 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의원님들께서는 동요하지 마시고 대표님의 쾌유를 비는 발언 이외에 사건에 대한 정치적 해석이나 범인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대전시당 신년인사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이 사회에서 절대로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생겼다”며 “수사당국은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해서 전말을 밝히고 책임 있는 사람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극악무도한 테러에 분노와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들에게 “너무 걱정이 돼서 지금 바로 (부산대병원으로) 가려던 참이었는데 서울로 간다고 하니 이 대표의 빠른 쾌유를 위해 집중해달라”고 전화통화로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에서 문 전 대통령 부부를 예방하고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었으나 피습 사건으로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주재하는 신년인사회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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