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키워드는 R&D·글로벌"… 확장경영 펼치는 제약업계
유한양행 "열정·선제적 준비·불굴의지로 글로벌 50대 이룰것"
GC녹십자 "매출 정체 위기속 '알리글로' FDA 품목허가 획득"
종근당 "신약 개발 패러다임에 맞는 신규 모달리티 창출할 것"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갑진년 새해, 'R&D(연구개발)'와 '글로벌'을 양대 키워드로 확장적 경영을 펼친다. 제약바이오 기업 수장들은 2일 시무식에서 2024년 경영기조와 핵심 전략을 제시하고,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실행력'을 주문했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2일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도전 과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올해는 글로벌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경쟁력은 기술과 제품, 인적자원은 물론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고객만족 경영에서도 차별화된다"며 "철저하게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고객지향적 마인드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4년 추구할 가치로 4E(Excellence)를 선정하고, 고객만족·운영효율성·품질·임직원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조욱제 유한양행 사장은 이날 "우리의 목표인 '글로벌 50대 제약사 진입'을 위해 렉라자가 글로벌 혁신신약으로 성공적으로 출시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면서 "제2, 제3의 렉라자를 조기 출시할 수 있게 선택과 집중으로 회사의 가치를 높이도록 매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유한양행은 2024년 경영지표를 열정, 선제적 준비, 불굴의 의지로 정했다. 뜨거운 열정으로 끊임없이 도전하고, 선제적 준비를 바탕으로 능동적으로 행동하며, 불굴의 의지로 '글로벌 50대 제약사' 목표를 달성하자는 의미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2023년은 어려움과 환희가 동시에 존재했다. 매출 정체의 위기 속에서도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FDA(미국 식품의약국)품목 허가를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면서 "새해를 글로벌 진출이라는 벅찬 기대로 시작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 가능성의 시간에서 증명의 시간을 맞아 모든 과정을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올해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내실 경영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미래 성장을 주도할 종근당만의 제약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포유전자치료제(CGT),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체치료제 등 신약 개발 패러다임에 맞는 신규 모달리티를 창출해 연구개발 성과의 가치를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개량신약, 일반의약품(OTC), 디지털메디신 등 다방면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인류가 모든 질병으로부터 해방되는 그날까지 제약기업으로서의 소명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새해에는 '힘차게 도약하는 한미, 함께 하는 미래'라는 슬로건을 힘있게 추진해 나가자"고 밝혔다. 송 회장은 "'업계를 선도하는 한미'라는 평가를 받게 된 지금 더욱 큰 책임감을 갖고 도전 정신으로 더 큰 목표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면서 "새로운 50년을 향한 항해에서 한미 가족 모두 자기 분야 선구자가 돼 올곧게 나아갈 때 새로운 성취와 영광의 역사가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웅제약은 2024년 키워드로는 '높은 목표'를 제시했다.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수준의 높은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미친 듯이 학습하고, 절실하게 고민하고, 철저하게 몸부림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제약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웅 특유의 '정글도(刀) 정신'을 언급했다. 정글도는 숲이 우거진 밀림을 지날 때 앞을 가로막는 나무와 풀을 베는 칼을 말한다. 이 대표는 "일을 하다 보면 장애물이 나타나고 어려운 상황이 닥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장애물이나 어려움은 핑계의 구실이 아니라 정글도로 헤쳐야 할 극복 대상일 뿐"이라고 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용기를 강조하고, 인간적이며 사람의 감성을 보듬는 가치를 창조하는 한 해가 되기를 당부했다.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은 "챗GPT 등 우리 사회에 새로운 기술이 빠른 속도로 등장했지만 오히려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할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서로 다른 산업과 기술을 융합해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며 주어진 상황에 도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질문 가운데 해답을 찾아가고 지금보다 미래에 더 나은 가치를 제안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면서 "우리가 하는 일은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과 가치를 만드는 것이며, 동아쏘시오그룹 90년 역사의 자산과 100년을 향해 변화해야 할 가치를 지속 가능성에 바탕에 두고 성장의 가능성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새로운 길을 열어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는 개신창래(開新創來)를 기억하며 실수와 실패를 감당할 용기를 내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물러서지 않고 견뎌내는 힘을 기르길 바란다"며 "인간적이고 사람의 감성을 보듬는 가치를 창조하는 2024년을 만들어 가자"고 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흑자구조 정착을 올해 키워드로 내놨다. 이 사장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고성장과 효율적 운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흑자 구조를 정착하겠다"고 밝혔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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