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가 낙찰에도 "더 싸게"... 단가 후려친 한국타이어 계열사 과징금 7억

경쟁입찰 최저가 낙찰 후 또 인하 협상
829건 후려치기... 16억8400만 원 깎아
공정위 조사 개시하자 차액 모두 지급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 계열사 한국엔지니어링웍스. 한국엔지니어링웍스 홈페이지 캡처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입찰로 최저가에 낙찰된 업체와 위탁계약한 뒤에도 추가 협상을 통해 낙찰가보다 낮게 하도급 대금을 후려쳐 온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 계열사에 7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는 자동차 타이어와 산업용 로봇 제조를 위한 기계설비 제조·판매업체인 한국엔지니어링웍스가 하도급법 위반행위를 한 정황을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7억4,100만 원을 부과한다고 2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한국엔지니어링웍스는 2018년 10월~2021년 9월 최저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25개 수급사업자와 타이어·자동화 분야 생산 기계 설비의 제조·수리를 위탁했다. 이때 최저가를 낸 낙찰자와 계약하면서도 추가적인 가격 협상을 벌여 낙찰가보다 낮게 하도급 대금을 깎은 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방식으로 낙찰가보다 낮은 가격에 대금이 결정된 계약은 총 829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317건은 한국엔지니어링웍스가 입찰 전 내부에서 사전에 정한 기준금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낙찰됐음에도 추가 인하 과정을 거쳐 하도급 대금이 결정됐다. 계약 건별로 최소 100원에서 최대 700만 원까지 깎였는데, 이렇게 인하한 총액은 16억8,400만 원에 달했다.

공정위는 자사의 비용 절감, 수익성 제고를 위해 다수 수급사업자가 정당하게 누려야 할 이익을 부당하게 빼앗아 금전적 피해를 줬다는 점에서 위법성이 엄중하다고 보고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다만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한국엔지니어링웍스가 불이익을 당한 수급사업자들에게 지난해 5월 그간 후려쳤던 차액을 모두 지급했다는 점을 들어 대금 지급명령은 부과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원사업자가 부당하게 낮은 금액으로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제재함으로써 수급사업자의 정당한 이익을 회복하고 공정한 하도급 거래질서를 확립한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