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봉오대로 숲길, 육교 대신 횡단보도…"아쉽네" [현장, 그곳&]
육교 대신 횡단보도 조성…차량 많아 교통사고 위험
구 “육교 설치 예산 부족”
“매일 이곳에서 운동하는데, 걸을만 하면 산책로가 끊겨 아쉬워요. 횡단보도를 만들면 신호 때문에 또 기다려야 할 텐데…”
2일 오후 1시50분께 인천 계양구 봉오대로 숲길.
쌀쌀한 날씨에도 산책과 운동을 하는 주민들이 종종 눈에 들어온다.
빠르게 걷던 한 주민이 갑자기 멈추고는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봉오대로 숲길은 한길로 이어지지 않고 차로 때문에 끊겨서다.
숲길을 걷다 반대편 숲길을 이어 산책하거나 운동하려면 횡단보도 3개를 건너야 한다.
신호를 기다리지 못하는 일부 시민들은 무단횡단을 일삼는다.
사정이 이렇지만 계양구가 단절된 봉오대로 숲길을 육교가 아닌 횡단보도로 잇는다고 결정,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이곳에서 매일 운동을 한다는 김영심씨(65·여)는 “반대편 숲길까지 가고 싶어도 보행로가 이어지지 않아 걸었던 길을 되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이날 계양구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봉오대로 보행 단절 해소 방안 검토용역’을 시작, 같은해 12월 마무리했다.
봉오대로는 인천 서구·계양구와 경기도 부천시를 잇는 왕복 8~10차선 15.6㎞ 규모 도로다. 이 중 계양구 효성동을 지나는 2㎞ 구간에 숲길을 조성했다.
인근 주민들은 주로 산책하고 운동하는 장소로 이 숲길을 이용하지만 자주 끊겨 이어 걸으려면 횡단보도를 여러차례 건너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구는 주민 불편을 해소하고자 육교와 횡단보도 설치를 두고 고민했지만 용역 결과에 따라 횡단보도 설치를 결정했다.
주민 A씨는 “차가 많고 복잡한 곳인 데다가 노인들이 많이 다니기까지 한다”며 “노인들은 걸음이 느려 횡단보도를 빨리 건너지도 못하는데 사고라도 날까 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랑 산책할 때마다 육교를 설치하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육교 대신 횡단보도가 생긴다니 아쉽다”고 덧붙였다.
구는 육교를 설치하기엔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구 관계자는 “육교는 13억원이, 횡단보도는 1천300만원이 들어 비용 차이가 너무 크다”며 “용역 결과가 나오자마자 교통심의를 신청했고 결과에 따라 올해 횡단보도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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