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신년사에 담긴 경고음..."올해 쉽지않다·경쟁 뒤지면 도태"

임동욱 기자, 최경민 기자, 김도현 기자 2024. 1. 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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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4년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4.01.02.

재계 총수들과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올해 경영환경에 경계감을 나타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도전'과 '혁신'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언제 위기가 발생할 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아 수익성 중심의 체질개선에 나설 것이라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100년 역사의 기업도 찰나의 순간 도태되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라며 "글로벌 챔피언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하는 그레이트 챌린저(Great Challenger)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기존 주력사업은 그룹을 지탱하는 굳건한 버팀목이지만, 오랜 관행과 타성에 젖기도 쉬운 환경일 것"이라며 "그렇기에 익숙한 판을 흔들고 당연한 것을 뒤집는 도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그룹 사업 전반의 지난 성과가 시장의 변화에 힘입은 것은 아닌지 냉철히 바라봐야 한다"며 "우리는 비우호적 환경에서도 시장의 거센 파도를 거뜬히 넘을 수 있는 혁신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이날 신년사에서 "커다란 위기가 지나갔지만 우리 앞에 놓은 길은 순탄치만은 않다"고 경계감을 보이고, 절대적인 안전 운항과 고객 중심 서비스를 강조했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올해 우리 경영 환경은 성장세를 이어나가기에 결코 우호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지금이야말로 기업의 리스크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미래를 확신하는 긍정적 생각과 강한 실행력"이라며
△제조 경쟁력 확보 △창의적 인재 △경영철학 재무장 등을 주문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현실에 안주한다면 도태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시장과 경쟁사들에 대해 철저히 공부하고 분석해야 한다"고 했다. 올해 경영위기 극복 방안으로 '책임 경영 실천'을 제시한 조 회장은 "각자의 구성원 모두가 하기로 한 일은 반드시 이루어 내고 결과에 책임지는 책임경영을 조직문화로 확고히 정착시키자"고 당부했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는 이날 전남 여수공장에서 진행한 시무식에서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에너지 전환에 균형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하여 지속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2일 수원 디지털 시티에서 개최한 '2024년 시무식'에서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주요 기업 CEO들도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방침을 제시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공동 명의의 신년사에서 △초격차 기술에 기반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 △AI(인공지능)·Eco(친환경)·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등 미래 변화 대응력 확보 △강건한 기업문화 구축을 당부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 50년간 반도체 기술을 선도해 온 DS부문은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를 넘어 업계 내 독보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했고, DX부문에 대해선 "체감 성능, 감성 품질 등 품질 경쟁력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하고, 고객 입장에서의 사용성에 대해 근본적으로 고민하고 탐구해 삼성전자만의 차별화 솔루션을 제공하자"고 주문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내부 자산 효율성 증대를 지속 추진하겠다"며 "올해에도 비 제조 영역 및 글로벌 전 사업장으로 비상경영 체제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부회장은 "2024년에도 어려운 대외 환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모든 사업본부에 상당히 도전적인 상황이 될 것"이라며 "어려울 때일수록 정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창조적인 방법으로 전략을 실행해 나간다면,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일시적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는 한 해를 맞아 전례 없던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때"라며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를 본격 추진해 차세대 제품 및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고,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수익성 위주의 사업 운용을 통한 내실 강화와 차세대 기술, 제품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병행하며 미래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근 새로 사령탑에 앉은 CEO들은 강한 혁신 의지를 나타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고강도의 원가혁신을 추진해 사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고,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압도적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으로 질적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역량을 총집결시켜 생존력을 확보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코오롱그룹은 이날 온라인 시무식에서 지난해 최우수 성과 달성 임직원으로 선정된 이병탁 코오롱인더스트리 제조부문 상무보가 신년사를 발표했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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