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자율주행 … 기업들 신사업 확장 팔 걷어붙였다
차세대 통신기술 개발 주력
현대차, SW 중심 자동차 비전
미래 모빌리티 역량 적극 키워
LG전자, 포트폴리오 확 바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社 노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은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高)'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건전성을 재점검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청룡의 해' 갑진년에는 미국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고 전반적인 경기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어 기업들이 신사업 확장을 위해 팔을 걷어붙일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재계가 주목하는 성장 테마는 인공지능(AI)과 로봇, 자율주행이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AI·반도체 기술 혁신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유럽 가전전시회(IFA),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3대 IT 전시회로 손꼽히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도 올해 AI를 비롯한 혁신 기술을 화두로 던졌다. CES 2024의 주제인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처럼 모든 기업과 산업이 함께 인류의 문제를 혁신 기술로 해결하자는 의미로 분석된다.
모든 산업을 관통하는 혁신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전 세계 기업들이 열띤 경쟁과 산업 육성을 위한 고민을 함께 이어가는 모습이다.
우리 기업들도 분주히 미래 산업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초거대AI 혁신의 '혈관'이 될 차세대 통신 기술에 힘을 쏟고 있다. 2020년 6G 통신 개발을 선언하는 '6G 백서'를 발표하고 본격적으로 개발에 뛰어들었다. 6G가 도입되면 통신 지연 시간이 대폭 줄어들고 챗GPT 등 생성형 AI 속도도 더욱 빨라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핵심 당사자 간 회의에 참여해 6G에 대한 주요 사업자, 제조사, 솔루션 업체들의 의견을 연구개발 방향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표준화 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전기기술위원회 (IEC) 등에서 리더십 역할을 수행하며 미래 기술 개발 방향과 미래 통신 주파수에 대한 주요 국가와 산업계의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반도체 기술도 활용한다. 저전력, 고효율 6G 통신 반도체, AI 역량을 활용한 통신 지능화와 기반기술 혁신, SW 역량을 바탕으로 한 가상 기지국 기술 등 6G 핵심 기술을 폭넓게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비전을 두고 미래 모빌리티 역량을 키우고 있다. SDV란 스마트폰을 계속 업데이트해서 최신 기능과 최적 성능을 유지하는 것처럼 자동차도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진화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만 2030년까지 약 18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2022년 자율주행 등 차량용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포티투닷을 인수한 바 있다. 포티투닷을 중심을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개발 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로보틱스도 현대차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5대 신사업 중 하나다. 현대차그룹은 웨어러블 로봇과 서비스 로봇,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 3대 로봇 분야를 중심으로 로봇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웨어러블 로봇은 사람과 한 몸처럼 움직이면서 인간의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는 데 초점을 맞춘 기술이다.
서비스 로봇으론 실내 이동에 특화된 호텔 배송 서비스 로봇, 고객을 직접 응대할 수 있는 영업 거점 서비스 로봇,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 등이 있다.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를 구현하는 물류 배송 로봇도 핵심 미래 사업 중 하나다. 라스트 마일이란 이동, 물류 등 분야에서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마지막 거리나 서비스가 소비자와 만나는 최종 단계를 말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로봇 전문 개발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기술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자율주행·보행, 로봇팔, 인지·판단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핵심 기술력을 가진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 등을 개발했다. 현대차그룹은 제조·물류·건설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역량을 접목하고 있다.
LG전자는 2024년에도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을 목표로 달려간다. 글로벌 가전 브랜드라는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포트폴리오 대전환을 통해 고객가치 창출에 나선다는 것이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연구개발(R&D) 투자에만 25조원 이상을 투입하며 설비투자 17조원 이상, 전략투자 7조원 등이 포함된 수치다. 비(非) 하드웨어(Non-HW)를 비롯해 기업 간 거래(B2B), 신사업 등 3대 신성장동략에 투자 드라이브를 걸 방침이다.
계열사 LG유플러스는 AI·데이터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플랫폼 사업 확산에 집중한다. 특히 통신에 특화된 초거대 AI인 익시젠(ixi-GEN)을 선보일 계획이다. 엑사원의 원천 AI 소스에 기반해 LG유플러스의 통신·플랫폼 데이터를 학습시킨 대형언어모델(LLM)이다. LG유플러스는 익시젠을 라이프플랫폼인 너겟에 적용할 계획이다.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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