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PF 부실화 새 숙제…'흑묘백묘' 새겨야"

채신화 2024. 1. 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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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창의·실용·소통·협력 강조…"국민편익 우선"
"민간인 때 현실과 유리된 정책 안타까워"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새해엔 실용주의 정책으로 국민 편익과 관련해 실질적인 결과를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공직가치도 공유했다. 국토교통 정책에 대한 내용은 작년말 낸 취임사로 갈음했다. ▷관련기사: 신임 국토 박상우 "이념 아닌 현실·시장원리 기초한 정책수행"(2023년 12월26일) 

박 장관은 2일 시무식을 열고 국토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의 실용적 가치를 새기고 우리 정책을 국민 삶의 개선이라는 실질적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은 이념과 슬로건이 아닌 실용과 실리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국민 편익을 넘어서는 이념은 없다. 정책의 처음과 끝은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올해 전세사기, 무량판 아파트 부실시공 등으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 드리기도 했다"며 "PF 부실화 우려 등 앞으로 풀어야 할 새로운 숙제도 우리 앞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녹록지 않은 대내외 환경을 짚으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평소 생각했던 공직 가치인 △창의 △실용 △소통 △협력 등 4가지를 공유했다. 

다음은 박 장관의 신년사 전문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토교통 가족 여러분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저는 지난해 12월23일 임명돼 정확히 9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임기 2년차를 맞이했습니다. 국토교통 정책은 취임사로 이미 말씀드린 만큼 오늘 신년인사는 여러분의 선배이자 동료로서 진솔한 속 이야기를 드려보고자 합니다.

먼저 여러분, 지난 한 해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부지런히 뛰어 주셨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그 동안 묵묵히 흘려왔던 땀방울이 모여 민생 핵심부처인 지금의 국토부가 됐습니다. 

제가 일을 시작한 1985년만 하더라도 건설부, 교통부 예산을 합쳐도 800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2024년 국토교통부 예산은 6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정원은 1000명 가까이 늘어 4100명으로 성장했습니다.

늘어난 예산, 조직만큼이나 국민 기대와 역할은 더욱 커졌습니다. 이제 국민 생활에서 우리부 업무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야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대내외 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국민들의 시선도 항상 따듯한 것만은 아닙니다. 국민들의 내 집 마련은 여전히 어렵고 116분이 걸리는 긴 출퇴근길은 고단합니다. 올 해 합계 출산율은 0.68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세사기, 무량판 아파트 부실시공 등으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 드리기도 했습니다. PF 부실화 우려 등 앞으로 풀어야 할 새로운 숙제도 우리 앞에 놓여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제가 평소 생각했던 공직가치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첫째, '창의'입니다. 창의 행정이란 기존관례, 관습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새로운 시각에서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지난 코로나 시국, 세계적 호평을 받았던 드라이브 스루 검사는 감염병 검사를 병원에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벗어났기에 가능했습니다.

2024년은 '푸른 용의 해'이기도 합니다. 12간지 중 유일하게 상상에 기반한 동물이 용입니다. 푸른 용의 해, 여러분의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해 주시길 바랍니다.

둘째, '실용'입니다. 정책은 이념과 슬로건이 아닌 실용과 실리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국민 편익을 넘어서는 이념은 없습니다. 정책의 처음과 끝은 국민입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흑묘백묘'의 실용적 가치를 새기고 우리 정책을 국민 삶의 개선이라는 실질적 결과로 증명해야 합니다.

셋째, '소통'입니다. 저는 2019년 LH 사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무리하고 잠시 민간인으로 일선행정을 경험해 보았습니다. 전쟁터와 같은 시장에서 간혹 현실과 유리된 정책이 발표될 때 공직 선배로서 안타까웠습니다.

특히 청사의 세종 이전으로 민간과의 소통이 어렵게 되면서 세종청사가 마치 '갈라파고스의 섬'처럼 고립됐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디지털 기술과 교통의 발달로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금부터라도 망원경이 아닌 '돋보기'로 현장을 살피고 정책 수요자와 소통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협력'입니다. 협력은 동료애와 신뢰에서 자라납니다. 이는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간부들은 재충전, 육아를 필요로 하는 직원을 배려해 업무시간 외 불필요한 연락을 자제하고, 직원들은 맡은 업무 분야에서 내가 장관이라는 책임감으로 임해주시기 바랍니다. 배려와 책임감은 상호 신뢰를 만들고, 신뢰는 협력의 토양이 돼 조직을 성장시킬 것입니다.

국토교통 가족 여러분, 10년 만에 공직에 돌아와 여러분과 새해를 맞이하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난 40년을 돌아보니 공직에서의 의미는 '일 그 자체'에 있었습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가며 '일하는 재미'를 느꼈고 조직과 제가 함께 성장함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새 해, 나아가 100세 시대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확실한 대비책은 바로 ‘전문성’입니다. 저는 여기 계신 분들이, 그리고 우리부가 국토교통 최고의 전문가로 우뚝 서기를 바랍니다. 제가 선도자가 되어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간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위축됐던 서로를 격려해 가며 우리에게, 더 나아가 국민에게 큰 힘이 되는 갑진년 새해, '값진 한 해'를 만들어 봅시다. 새해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채신화 (csh@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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