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SBS로 불똥 튀나

유희곤 기자 2024. 1. 2.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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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28일 서울 여의도동의 태영건설 사옥. 한수빈 기자

태영그룹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절차)을 신청하면서 금융권에서는 또 다른 주요 계열사인 SBS도 그룹 자구안에 포함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 일각에서는 지주사와 사주 일가가 보유한 SBS 지분을 최소한 담보로라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태영그룹 측은 이는 방송법상 불가능한 일로 실제 담보 가치는 0에 가깝다고 반박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그룹은 지난 12월28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과 함께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에서 티와이홀딩스 및 사주일가가 보유한 SBS와 SBS미디어넷 지분은 제외했다.

SBS는 티와이홀딩스가 지분 36.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티와이홀딩스는 윤석민 회장(25.4%)이 최대주주이고 윤 회장 배우자인 이상희씨(2.3%), 서암윤세영재단(5.4%)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30%가 넘는다. 유선방송사업자인 SBS미디어넷은 티와이홀딩스가 지분 91.7%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태영그룹은 오는 11일에 열리는 제1차 금융채권자협의회 전까지 채권단에 자구안을 추가로 제출할 예정이지만 SBS는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크다.

방문신 SBS 사장은 지난 12월28일 회사 내부망에 “티와이홀딩스가 소유한 SBS 주식의 매각 또는 담보 제공 가능성은 없다”면서 “티와이홀딩스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SBS 경영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나 채권단은 “티와이홀딩스가 판단할 문제”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그룹 계열사의 부실 경영으로 협력업체, 수분야자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고 금융권과 건설업계도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적절치 못한 공개 발언이었다는 시각도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채권단이 태영그룹의 자구 노력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할 만한 대목”이라고 말했다.

SBS 내부에서는 2015년부터 태영그룹이 사업 홍보나 로비를 위해 보도국과 예능국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일부는 언론에 보도됐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검찰 고발 건은 모두 무혐의 처분됐다.

태영그룹 측은 자구 의지가 없는 게 아니라 현행법상 지주사나 사주 일가의 SBS 지분 매각 또는 담보 제공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방송법상 지상파 방송의 최대주주(최다액출자자) 변경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의 승인이 필요하다. 방통위는 2021년 9월 전체회의를 열고 티와이홀딩스가 제출한 SBS 최다액출자자 변경 신청을 승인했다. 티와이홀딩스가 기존 SBS 대주주였던 SBS미디어홀딩스를 흡수합병하고 SBS의 새 지주회사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방통위는 조건 중 하나로 ‘SBS의 재무건전성 부실을 초래하거나 미래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한다’를 부가했다. 윤석민 회장 명의의 각서도 징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영그룹은 SBS 지분 일부를 담보로 제공하기만 하더라도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조건 위반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법리 검토를 받고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에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SBS와 SBS미디어넷의 자산총액은 2조5000억원 규모인데 담보권을 설정하더라도 방송법 소유 제한 규정과 대기업 사정을 고려하면 살 곳이 마땅치 않아서 실질적인 담보 가치가 없다는 해석도 있다고 주장했다. 자산규모 10조원 이상 대기업은 지상파방송 지분 10%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

티와이홀딩스 관계자는 “윤세영 창업회장의 애착 때문에 SBS를 자구안에서 제외했다는 일각의 해석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대주주의 구체적인 사재 출연 규모는 “준비 중이고 기업개선계획 의결 전에 어느 정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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