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진으로 노토 반도 1.3m 서쪽으로 움직였다…“추가 지진 가능성 커”
“지진 규모·진원 깊이에 비해 해일 약해”
새해 첫날인 1일 일본 혼슈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하며 지각이 1m 이상 움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생한 지진이 일본 서쪽 해안에서 보기 어려운 전례 없는 규모라고 분석했다.
일본 국토지리원은 지난 1일 오후 4시 10분쯤 이시카와현 노토반도에서 발생한 강한 지진의 영향으로 이시카와현의 와지마시가 서쪽으로 1.3m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지진이 발생한 직후 인공위성으로 지표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같은 이시카와현에 있는 아나미즈초와 스지시, 나나미오시 모두 1m 안팎에서 서쪽으로 이동했다.
이시카와현의 노토반도는 유라시아판과 오호츠크판이 맞닿는 지역이다. 일본은 큰 틀에서 유라시아판과 북아메리카판, 태평양판, 필리핀판이 붙어있는 지역이다. 2011년 3월 규모 9.0으로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후쿠시마 앞바다가 북아메리카판과 태평양판의 경계다. 북아메리카판 안에는 일본 홋카이도와 혼슈 동쪽을 포함하는 지각판은 따로 오호츠크판이라고도 한다.
실제로 노토반도는 최근 활발한 지진 활동을 보여왔다. 노토반도 북부 지역에서는 2020년 12월부터 지진 활동이 활발해져 지난해 말까지 진도 1 이상의 지진이 506회 발생했다. 이 지역에서는 2023년 5월에도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했다. 작은 지진들이 발생하다 반년 터울로 강진이 나타난 것이다.
더 먼 과거인 1983년에도 유라시아-오호츠크판 경계 부근에서 규모 7.7 지진이 발생해 한반도까지 해일이 오기도 했다. 조창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장은 “(노토반도 지역은) 1600~1700년대에 규모 6~7.5의 지진 기록이 발견되는 곳”이라며 “지각판의 경계에 있어 활성단층이나 숨은 단층이 있는 지역이기 때문에 지진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홍태경 교수는 지각판 경계라는 원인에 더해 일본의 지각판에 복잡한 응력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봤다. 홍 교수는 “동일본대지진 이후 일본은 한국보다 훨씬 많은 변형을 겪었는데, 일관성 있게 변형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마다 다르게 변형됐다”며 “특히 판의 경계부는 변형이 쉬운 곳이기 때문에 강력한 대지진 이후 수년에 걸쳐 영향이 나타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전문가는 후속 지진 가능성에 대해선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센터장은 “이번 지진이 판의 경계에 영향을 주면서 다른 지진들을 촉발할 가능성도 있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도 “지각판 경계에 응력이 불균일하게 쌓인 만큼 다양한 연구를 통해 영향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이시카와현에는 5m 높이의 해일이 발생했다. 주민 대피가 필요한 무시무시한 높이지만, 생각보다는 높이가 낮았다는 설명이다. 진원 깊이가 10㎞ 정도로 매우 얕은 곳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일이 더 약한 편에 속한다.
이번 지진의 여파로 강원도 동해시 묵호에도 85㎝의 해일이 왔다. 앞서 1983년 일본 혼슈 아키다현에서 발생한 규모 7.7 지진으로 한반도 동해에 최대 2m 높이의 해일이 들이닥친 것과 비교하면 약하다.
지진 해일은 수평으로 단층이 이동하는 주향이동보다는 지각 하반이 상반을 타고 오르는 역단층 지진에서 더욱 심하게 발견한다. 한쪽 단층면이 다른 단층면을 타고 오르는 순간 해저의 물을 들어 올리며 해일을 발생시킨다. 전문가들은 이시카와현 지진은 역단층 지진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해일이 다행히 거세게 발생하지 않은 것을 두고는 해저 지형과 지진 규모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창수 센터장은 “진원지가 연안 쪽에 있다 보니 얕은 수심에서 해일이 일어났고, 지형적으로 파도가 막혀 에너지가 다 빠져나오지 못했을 수 있다”며 “지진 해일은 복합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홍태경 교수는 엄청난 해일을 일으킨 동일본대지진에 비해 이번 지진의 규모가 약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진원지가 얕았다고 해도 결국 규모가 약했고, 해저에 있는 물을 많이 들어올릴 수준은 아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참고자료
Physics of the Earth and Planetary Interiors, DOI: https://doi.org/10.1016/j.pepi.2011.06.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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