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차 몰아보자" 도심서 시속 100㎞ 질주·방송한 초·중학생

아버지 소유 차량 번갈아가며 13㎞ 운전
"100㎞야, 엔진 터진다고"며 욕설…SNS로 실시간 방송
촉법소년 초등생은 처벌 어려울 듯

A군과 B군이 무면허 운전하면서 SNS로 실시간 방송하는 모습. 연합뉴스

초등학생 6학년생이 "아빠차를 타자"며 외국인 중학생과 함께 차를 운전하고 이 장면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을 통해 실시간 방송까지 해 충격을 주고 있다.

아버지 소유 차량 번갈아가며 13㎞ 운전

인천 연수경찰서는 2일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 혐의로 우리나라 국적 초등학생 A(12)군과 우즈베키스탄 국적 중학생 B(15)군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A군 등은 전날 오후 10시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도로에서 A군 아버지 소유 차량을 번갈아가며 13㎞가량 무면허로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무면허 운전을 하면서 SNS로 실시간 방송을 했고 이튿날인 이날 오전 0시 20분쯤 시청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100㎞야, 엔진 터진다고"면서 욕설…SNS로 실시간 방송

조사 결과 A군은 아버지의 차 열쇠를 들고나온 뒤 같은 동네에 사는 B군에게 연락해 "아버지 차를 몰아 보자"고 먼저 제의했다. 이후 A군이 먼저 송도 아파트단지에서 트리플스트리트 앞 도로까지 6.4㎞가량 차량을 몰았고, B군이 운전대를 넘겨받아 아파트단지로 돌아오면서 비슷한 거리를 운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무면허 운전을 하면서 신호위반이나 과속 등 교통법규 위반 행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블랙박스와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또 이들이 이전에도 무면허 운전을 한 사례가 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송도동 일대 도로의 제한 속도는 대부분 시속 30~50㎞이지만, 방송 영상에는 시속 100km 가까이 가속하는 모습이 찍혔다. 이들의 방송 영상에는 A군이 B군을 향해 "(시속) 100km야 밟지 마, 엔진 터진다고 미친 XX야"라고 욕설하는 장면이 담겼다.

촉법소년 초등생은 처벌 어려울 듯

그러나 A군은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촉법소년이어서 이번 범행에 따른 형사처벌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촉법소년은 형법에 저촉된 행위를 해도 형사처분을 받지 않고 소년법에 따른 보호처분을 받는다.

함께 차를 몬 B군은 14살 생일이 지난 범죄소년(만 14세 이상, 만 19세 미만)으로 형사처벌 대상이다. 만10세 이하는 보호처분 등 일체 처벌할 수 없는 '범법소년'으로 분류된다.

경찰은 이들이 무면허 운전을 하면서 사고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A군과 B군이 무면허 운전을 하게 된 경위를 부모 입회하에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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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ymch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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