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우트가 깜짝 놀랬다”…황희찬, 역대급 활약→‘토트넘-리버풀’ 주시 중

주대은 2024. 1. 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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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주대은 기자= 황희찬의 주가가 날이 갈수록 오르고 있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리버풀과 토트넘 홋스퍼가 울버햄튼의 스타 황희찬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두 팀의 스카우트는 황희찬의 이번 시즌 활약에 깜짝 놀랐다”라고 보도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황희찬에게 반갑지 않은 소식이 들렸다. 시즌 시작 직전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팀을 떠났다.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로페테기 감독과 결별하기로 상호합의했다”라고 발표했다. 사유는 의견 차이였다.

로페테기 감독은 스페인 국가대표팀, 레알 마드리드, 세비야를 지휘한 경험이 있었다. 지난해 11월 울버햄튼의 소방수로 부임했다. 당시 울버햄튼은 리그 최하위에 위치할 정도로 좋지 않았는데 로페테기 감독이 이를 수습했다.

로페테기 감독 부임 이후 첫 번째 여름 이적 시장을 맞이했으나 제대로 된 영입이 없었다. 오히려 울버햄튼의 재정난 때문에 선수만 나갔다. 주장 후벵 네베스부터 라울 히메네스, 마테우스 누네스 등 주요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

결국 참지 못한 로페테기 감독이 팀을 떠났다. 구단은 “우리의 야망은 함께 새 시즌을 치르는 것이었지만 몇몇 주요 주제에 대해 의견 차이가 있었다. 양측은 시즌 개막 전 원만한 계약 종료가 최선의 해결책이라는 점에 합의했다”라고 덧붙였다.

로페테기 감독이 황희찬을 중용했기 때문에 반가운 소식이 아니었다. 그런데 오히려 새롭게 부임한 게리 오닐 감독 밑에서 ‘커리어 하이’를 작성하고 있다.

2라운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과 경기에서 황희찬의 활약이 시작됐다. 팀이 0-4로 끌려가고 있었기에 사실상 승부가 갈린 시점이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16분 헤더로 만회골을 넣었다.

4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 상대로도 골 맛을 봤다. 황희찬은 후반 20분 득점을 올리며 시즌 2호 골을 뽑아냈다. 5라운드 리버풀을 상대로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팀은 패배했지만 황희찬은 전반 7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심지어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도 골망을 흔들었다. 당시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맨시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황희찬을 경계했다. 그러나 황희찬의 이름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울버햄튼을 만나면 항상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울버햄튼 선수들의 실력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페드로 네투, 마테우스 쿠냐, 코리안 가이(황희찬)는 뛰어난 공격수들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황희찬 입장에서는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과르디올라가 자신을 칭찬했다는 것이 긍정적이면서도, 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이 다소 자존심 상하는 상황이었다. 황희찬이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1-1로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던 후반 26분 결승골을 넣었다. 세메두가 크로스를 올렸고, 맨시티 수비수가 불안정하게 걷어냈다. 황희찬이 세컨볼을 잡아 때렸지만 수비수 맞고 흘렀다. 쿠냐가 다시 황희찬에게 연결했고, 강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후 과르디올라 감독이 황희찬의 이름을 제대로 불렀다. 그는 “울버햄튼에 축하를 전한다. 울버햄튼이 잘했다. 수비도 잘했다. 황희찬, 쿠냐, 네투는 오늘 환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경기 전과는 확연히 다른 태도였다.

8라운드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득점이 이어졌다. 당시 PL 사무국은 “올 시즌 득점 상위 선수 중 가장 효율적이다”라며 황희찬을 소개했다. 올 시즌 슈팅 대비 득점률이 무려 41.7%에 달했다. PL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다.

9라운드 본머스전에서 첫 도움을 만들었다. 후반 42분 황희찬이 수비수 2명 사이로 패스했고, 이 공을 사샤 칼라이지치가 받아 가볍게 마무리했다.

지난 10라운드 뉴캐슬전에서도 득점이 터졌다. 후반 26분 황희찬은 문전 침투 후 토티 고메스의 패스를 받았다. 이어 뉴캐슬 댄 번의 태클을 특유의 접기 동작으로 피한 뒤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뉴캐슬전 득점은 10월 PL 이달의 골 후보로 선정됐다.

구단 역사를 새롭게 썼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에버튼전부터 뉴캐슬전까지 홈 6경기 연속 득점을 올렸다. 울버햄튼 역사상 홈 경기 6연속 골은 황희찬이 최초였다.

‘울버햄튼 10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울버햄튼은 “황희찬은 인상적인 활약을 바탕으로 10월 울버햄튼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라며 “그는 10월에 있던 3경기에서 전부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사샤 칼라이지치와 페드로 네투에 이어 시즌 세 번째로 이달의 선수가 됐다”라고 발표했다.

지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11라운드에선 시즌 2호 도움을 추가했다. 후반 43분 황희찬이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감각적으로 떨어트렸고, 이어진 벨레가르드 슈팅이 셰필드 골망을 흔들었다.

13라운드 풀럼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후반 28분 황희찬이 상대의 헤더 미스를 틈타 페널티 박스 안으로 돌진하는 과정에서 수비수와 충돌했다.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황희찬이 직접 키커로 나서 강력한 슈팅으로 풀럼 골망을 흔들었다.

15라운드 번리와 경기에선 결승골을 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전반 42분 사라비아와 쿠냐를 거쳐 황희찬에게 공이 연결됐고, 깔끔한 슈팅으로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기록했다.

당시 영국 매체 ‘더선’은 “황희찬은 몰리뉴(울버햄튼의 홈 경기장)을 너무 사랑해서 득점하는 것을 멈출 수 없다. 그는 이번 시즌 홈에서 7번 출전해 6골을 기록했다. 그는 자신의 팬들 앞에서 6번째 골을 기록했다. 오직 모하메드 살라(8골)만이 홈 경기에서 더 많은 골을 넣었다. 토트넘 홋스퍼가 황희찬의 홈 득점을 막은 유일한 팀이다”라고 주목했다.

지난 19라운드 브랜트포드를 상대로 멀티골을 뽑았다. 전반 14분 만에 상대 패스 미스를 가로채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8분엔 토티 고메스의 클리어링을 잡아 득점으로 연결했다. 20라운드 에버튼전에선 도움을 추가했다.

인상적인 경기력이 이어지자 최근 아스널이 그를 노린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지난 11월 스페인 매체 ‘아스’는 “한국인 공격수 황희찬은 PL의 거물이 되고 있다. 아스널은 그에게 관심이 있는 클럽 중 하나다”라고 전했다.

울버햄튼이 바로 대응했다. 같은 날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황희찬과 새로운 계약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라며 “그의 기존 계약은 2026년까지 만료되지 않지만, 구단은 개선된 계약으로 그의 성과에 보답하고 싶어 한다”라고 보도했다.

이어서 “황희찬도 몰리뉴(울버햄튼의 홈구장)에 남아 있기를 바란다. 양측의 열망 때문에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는 게리 오닐 감독 밑에서 뛰는 걸 즐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건이 맞다면 계약 연장에 서명할 전망이다”라고 전했다.

외신의 보도대로 울버햄튼이 황희찬에게 재계약을 제시했다. 선수도 역시 재계약에 동의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소식에 능통한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울버햄튼은 황희찬에게 팀 내 최고 수준의 연봉을 제안했다.

황희찬은 “여기에 머물게 되어 정말 기쁘다. 팀원, 구단 직원들, 가족 및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나는 여기서 삶과 축구를 즐기고 있다. 아주 좋은 팀원들이 여기 있고, 모든 것이 놀랍다. 그저 계속 잘 뛰고 싶고, 모든 것을 줄 준비가 됐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나는 새로운 계약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나는 선수들과 우리의 야망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같은 야망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기기 위해 더 많은 책임이 있고, 팀을 위해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덧붙였다.

소속팀과 황희찬이 재계약을 맺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리버풀과 토트넘 이적설이 나왔다. 물론 당장 현실이 될 가능성은 낮다. ‘풋볼 인사이더’는 “두 팀은 다음 여름 이적시장을 염두에 두고 선수를 평가하고 있다. 이번 달(겨울 이적시장)에 영입에 나설 것 같지는 않다”라고 설명했다.

내년 여름 이적시장은 이적이 현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영국 매체 ‘팀토크’는 “울버햄튼은 재정을 위해 마테우스 누네스, 후벵 네베스, 라울 히메네스 등과 작별했다. 로페테기 감독이 사임한 이유다”라며 울버햄튼이 재정 문제로 인해 주축 선수를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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