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가 뽑은 올해 사자성어 ‘거안사위’

송이라 기자 2024. 1. 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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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전망 속 돌발 변수에 경계심 필요
투자 적기는 10명 중 5명이 “1분기”
유망업종으론 ‘AI·반도체’에 압도적 쏠림
사진 제공=삼성증권
[서울경제]

자산 30억 원 이상을 굴리는 고액 자산가들이 올 해 금융시장을 가장 잘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거안사위’를 꼽았다. 10명 중 4명은 올 해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로 2600~2800선을 제시했고 절반 이상은 미래 정보기술(IT) 산업의 판도를 바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유망 투자업종으로 선택했다. 투자 적기로는 10명 중 5명 이상이 1분기를 꼽았다.

삼성증권은 2일 자산 30억 원 이상 자산가 전문 브랜드인 SNI 고객 368명을 대상으로 ‘2024년 주식 시황 전망 및 투자 계획’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이 답변했다고 전했다.

응답자의 33.2%가 올 해 금융시장을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안정적인 시장 상황에도 미래에 닥쳐올 위기를 대비한다”는 뜻의 거안사위를 택했다. 상반기에는 고전하지만 하반기에 달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고진감래’(16.8%),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다다익선’(12.5%), 작년과는 완전히 다른 큰 상승장이 온다는 ‘상전벽해’(8.7%)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 중 77.2%가 올 해 증시의 상승을 예상했다.

자료 제공=삼성증권

향후 자산증식에 있어 효과적인 투자 자산을 묻는 질문에는 국내외 주식형 상품이 45.4%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국내외 채권형 상품(18.1%)과 부동산·금 등 실물자산(16.8%)이 뒤를 이었다. 가상자산이나 사모·대체투자 자산을 꼽은 응답자는 각각 1.9%와 1.6%에 그쳤지만 이 자산을 꼽은 응답자는 국내외 주식형 자산을 동시에 선택하기도 했다.

새 해 코스피 예상 밴드를 묻자 10명 중 4명 가량이 ‘2600~2800포인트’를 꼽았다. 2800~3000포인트는 34.2%, 3000 초과도 6.5%의 응답률을 보여 전반적으로 2024년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매수시 최적의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1분기가 51.6%로 가장 많았고 2분기(27.7%)와 3분기(13.6%) 순으로 나타났다. 연초를 투자 적기로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셈이다.

응답자 10명 중 6명 이상이 새 해 들어 주식형 자산의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투자를 희망하는 국가로는 우리나라(47.3%)가 미국(39.5%)을 제쳤다. 투자 유망 업종은 절반 이상(50.6%)이 AI와 반도체를 꼽았다. 이는 지난해 크게 상승한 2차전지(16.7%)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반면 경기방어주 성격의 인터넷·게임 업종과 대표적인 중국 관련 업종인 면세·화장품은 각각 1.1%와 0.6%에 그쳤다.

주식형 자산을 확대하는 방식으로는 주식을 직접 매수하겠다는 의견이 88.7%로 대부분을 차지해 공·사모 펀드, ETF·ETN 등 간접 투자 방식(11.3%)을 크게 상회했다.

채권에 대한 선호도 이어졌다. 2024년에 주식형 자산 외 채권형 자산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자는 53.3%로 절반 이상을 기록했다. 확대하고자 하는 채권형 자산으로는 국내 국채가 25.9%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는 국내 회사채(19.7%)와 미국 국채(19.0%), 국내 공사채·지방채(12.9%) 순이었다.

주식과 채권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3.2%가 두 자산에 배분해서 투자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주식과 채권(금리형 상품)에 각각 6:4 비중으로 배분해 투자하겠다는 응답자가 31.5%로 가장 많았다.

새해 증시에 가장 영향력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인물에는 주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30.4%), 파월 미국연준의장(15.8%), 바이든 미국대통령(7.1%), 빈살만 사우디 총리(3.3%) 순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긴축 완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금리 하락에 맞춰 주식과 채권 모두 투자를 확대할 만한 시기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개선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이라 기자 elalal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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