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공급 과잉"… HMM 인수 발목 잡는 해운시황

이상현 2024. 1. 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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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해운사 HMM의 매각절차가 진행중인 가운데, 올해 신규 컨테이너선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면서 운임 하락과 해운시황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의 자금마련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만약 매각 절차가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단기간에 수익성을 높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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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진흥공사, 수급 불균형 전망
전년 대비 증가 수요는 3.2%뿐
"매각 후 단기간 수익 창출 난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규 컨테이너선 공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해운시황 악화가 예견되고 있다. 사진은 HMM 함부르크호. HMM 제공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의 매각절차가 진행중인 가운데, 올해 신규 컨테이너선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면서 운임 하락과 해운시황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의 자금마련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만약 매각 절차가 마무리된다고 하더라도 단기간에 수익성을 높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올해 컨테이너선 공급이 지난해 대비 7.1%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공사는 신규 컨테이너선 인도 규모가 255만7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수준인 반면, 기존 선박 해체 규모는 68만3000TEU에 그칠 것으로 봤다.

이는 과잉공급이었던 지난해보다 더 많은 컨테이너선이 해상물류에 투입된다는 뜻이다. 올해 컨테이너선 인도 규모는 지난해 대비 17.6% 늘어난 수준으로, 역대 최대를 달성했던 지난해 기록을 1년 만에 경신하게 된다. 반면 컨테이너선 수요는 지난해 대비 단 3.2%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신규 컨테이너선 공급이 늘어나게되면 운임 하락이 불가피하다. 2022년 4500선을 웃돌았던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후 컨테이너 공급이 이어지면서 작년 1월 6일 기준 1061.14수준으로 떨어졌다. 같은해 8월에는 886.85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공사는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가운데 선사들은 수익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추진할 것"이라며 "공급 조절과 더불어 양방향 판매 강화, 특수화물 사업 확대, 노후 박스 매각·반납 등 다양한 비용절감 노력이 병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국내 최대 선사 HMM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하림그룹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HMM의 경영권 매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은 현재 자금동원력 논란에 휩싸였다. 하림그룹은 HMM 인수가로 6조4000억원을 써냈는데, 매수 협력사인 JKL파트너스와 유가증권 매각, 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확보를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HMM의 보유 현금을 매각대금을 갚는데 쓸 것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다. HMM 해원노조 역시 이에 의구심을 품고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HMM 인수자금 조달계획을 투명하게 보장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림 측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시장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글로벌 선사들의 실적 악화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덴마크의 머스크나 이스라엘의 짐라인은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사들이 최근 공급을 조절하면서 운임을 방어하려고 노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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