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이재명 피습' 긴급보도…"韓 정치 양극화 점점 심해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부산 방문 일정 중 괴한으로부터 습격당한 가운데 주요 외신은 이를 긴급 속보로 전하며 한국 정치 양극화가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심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산=뉴스1)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부산 가덕도에서 신원미상인에게 피습을 당한 뒤 쓰러져 있다. (유튜브 정양일 TV 캡쳐) 2024.1.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AP·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한국의 야당 대표가 흉기를 든 신원미상의 남성으로부터 목 부위를 찔리는 습격을 당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외신들은 이 대표를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아슬아슬하게 패배했던 인물이자, 2027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 것으로 전망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영국 BBC와 가디언은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여전히 강력한 경쟁자로 꼽힌다"고 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대표를 "한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라고 설명하며 그가 성남시장 시절 부동산개발 프로젝트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AP통신은 "(이 대표는) 진보 성향으로 솔직한 스타일로 유명하고, 그의 지지자들은 그를 기득권 정치를 개혁하고, 부패와 경제적 불평등을 해결한 반엘리트주의 영웅으로 보고 있다"며 "반면 이 대표 비판론자들은 이 대표를 '보수 인사들을 악마화하는 포퓰리스트'로 보고 정치적 분열을 일으킨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일부 외신은 이번 피습이 오는 4월 10일로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100일이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뤄졌다며 한국 정치의 양극화가 점차 심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2006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2022년) 등 과거 한국 정치인들의 피습 사건을 언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정치는 최근 몇 년간 점점 더 양극화되고 있다"며 "4월 국회의원선거가 다가오면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지지자들 사이의 적개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4월 총선에 대해 "임기 3년 차인 윤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 목표를 관철할 수 있을지 가늠할 중요한 선거"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 방문 중 괴한으로부터 습격당해 부산대 외상센터로 이송됐다. 그는 경정맥 손상이 의심되는 상황으로 서울대병원으로 긴급 이송 후 수술받을 예정이다. 괴한은 "사인해달라"며 접근해 이 대표를 공격했고, 이후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붙잡혀 현장에 대기 중이던 경찰에게 인계됐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